[the300] 군함, 물에 띄우려면 함수·함미 동시에 들어가야…北은 '배의 꼬리'부터 투입시켜 구축함 일부 파손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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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6일 "김정은 동지를 모시고 새로 건조한 구축함 진수 기념식이 조선혁명의 첫무장력의 창건일인 뜻깊은 지난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성대히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신형 구축함은 5000톤(t)급으로, 북한은 이를 '최현급'으로 등급 분류했다. / 사진=뉴스1 |
북한이 최근 건조한 5000t(톤)급 신형 구축함을 물에 띄우는 과정에서 배가 크게 흔들리면서 선저파공(船底破空)이 발생했다. 선저파공은 배의 하부에 충격이 가해져 구멍이 뚫리는 것을 말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던 도중 기본적인 사고가 발생해 관련 책임자에 대한 엄중 문책이 예상된다.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청진조선소에서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에서 '엄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사고 전 과정을 지켜봤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진수(배를 물에 띄우는 것) 과정에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 부주의로 인해 대차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미(군함의 꼬리) 부분의 진수 썰매가 먼저 리탈(이탈)돼 좌주되고 일부 구간의 선저파공으로 함의 균형이 파괴됐다"며 "함수(군함의 머리) 부분이 선대에서 리탈되지 못하는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번 사고는 군함을 물에 띄우는 기본적인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군함을 물에 띄울 때는 함수와 함미가 동시에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선 함미가 먼저 물에 들어가면서 배가 뒤집힐 정도로 크게 흔들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5000t급 배가 물에 큰 충격을 받으니 배에 구멍이 뚫릴 정도로 파손이 생겼을 것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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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6일 "김정은 동지를 모시고 새로 건조한 구축함 진수 기념식이 조선혁명의 첫무장력의 창건일인 뜻깊은 지난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성대히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신형 구축함은 5000톤(t)급으로, 북한은 이를 '최현급'으로 등급 분류했다. / 사진=뉴스1 |
김 위원장은 "이것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면서 "우리 국가의 존위와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킨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등 해당 일군들의 무책임한 과오는 오는달(다음달)에 소집되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취급하지 않을 수 없을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축함을 시급히 원상 복원하는 것은 단순한 실무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적 문제"라면서 "당중앙위원회 6월 전원 회의 전으로 무조건 완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신형 구축함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5000t급 신형 구축함 건조식에서 무릎을 꿇고 축하의 꽃을 놓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해상에서도 '핵공격'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두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군 출신 한 예비역은 "이번 사고는 함정을 물에 띄우는 기본 중의 기본 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그들의 기술적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만 엄중한 사고를 숨기기보단 공개해 부정적 소문을 차단하고 간부를 통제하려는 김정은 통치 스타일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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