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탄 필요 없어"…청렴 내세운 김문수 후보
전통시장 민심은?…"재난지원금은 좋지만, 계엄은 싫다"
'화성 동탄' 젊은 표심은 누구에게로?
전통시장 민심은?…"재난지원금은 좋지만, 계엄은 싫다"
'화성 동탄' 젊은 표심은 누구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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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고무성 기자 |
"(경기지사일 때) 일산대교 무료화해 놨더니 제가 그만두고 나니까 곧바로 원상 복구됐더만요. 이제 대통령이 돼 가지고 하면 누가 말리겠어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제가 하다가 못한 거는 신속하게 하도록 하겠다"며 이 같이 공언했다.
수백 명의 지지자들은 파란 풍선을 흔들며 "와" 하며 함성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과 맞닿은 지역들을 통합하겠다고 한 '메가 서울' 공약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이 후보는 "붙어 있다고 다 서울 만들면 제주도 빼고 다 서울 되는 거 아니냐"며 "그런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라고 직격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관련해서는 "북부를 분리하면 마치 엄청난 규제 완화가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사기"라며 "제가 경기지사 하면서 인구도 남부보다 적은 북부에 각종 투자를 훨씬 많이 했었다"고 했다. 분도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경기 북부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민주당 텃밭인 고양시의 유권자들은 이 후보의 경기지사 시설 성과들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일산에서 쇼핑몰을 하는 주민 김모(43·여)씨는 "경기 분도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도시를 성장시키는 요인이 중요하지 분도한다고 성장하게 되는 건 아니다"라고 이 후보의 '분도 시기상조론'에 공조했다.
또 덕양구의 주부 이모(62·여)씨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 때 계곡 정비한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며 "그전에 송추계곡에 두 아이랑 놀러 갔을 때는 지저분하고 보기 흉했는데, 이제 보기에도 좋고 물도 깨끗해진 것 같다"라고 이 후보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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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하남 스타필드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이준석 기자 |
"나는 방탄 필요 없어"…청렴 내세운 김문수 후보
"제가 대장동보다 수십 배 큰 판교·광교신도시, 평택 반도체 단지, 파주 LG 단지를 개발했지만, 제 측근이 수사를 받거나 갑자기 의문사했다는 말 들어 보셨습니까?"이날 저녁 하남 스타필드 앞에서 유세에 나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자신의 '청렴함'을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나는 방탄조끼도 안 입었고, 방탄 입법도 필요 없다"며 이 후보가 최근 테러 위협에 대비해 유세 현장에 방탄복을 입고 방탄 유리막을 설치한 걸 꼬집었다. 그러면서 "감옥에 앉아있으면 방탄조끼 입을 필요가 없다"며 "이 후보도 (감옥에)들어가면 안전하다"고 비꼬았다.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성과를 언급하며 경기도의 고질적 문제인 출퇴근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내비췄다.
김 후보는 "하남 스타필드, 여주 첼시 아울렛, 파주 신세계 전부 내가 유치한 것"이라며 "도민이 서울까지 가지 않고도 쇼핑하고 일할 수 있게 했다"고 거듭 힘을 줬다. 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지하철 9호선 연장 등의 교통 인프라 공약을 거론하며 "하남 GTX-D 노선을 반드시 개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유세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모(52)씨는 "대통령이 되서는 안 될 사람이 후보로 나왔다"며 "이 후보가 지금까지 처벌받지 않은 것도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법관 덕분이라고 본다"고 에둘러 이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 측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두루뭉술한 공약만 내세우고 구체적인 방향은 없다"며 "우리나라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 나 몰라라 하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하남에서 40년 거주했다는 유모(62·여)씨는 "김 후보는 8년 간 도지사를 하면서 잘못 한 건 소방서에 전화한 일이지만, 이 후보는 계곡 정비 이외에는 마음에 드는 성과가 없다"며 "(이 후보는) 입만 열면 거짓말만 말하고, 형수한테 욕하고, 주변에 측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를 뽑겠다는 시민 중 일부는 이 후보가 중점 추진한 '보편적 복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9)씨는 "이 후보가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경기도지사 시절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이는 어차피 내 자식들이 갚아야 할 빚"이라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을 장려하고, 근로자가 돈을 많이 벌고 쓰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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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 입구. 이준석 기자 |
전통시장 민심은?…"재난지원금(李) 좋지만, 계엄(金)은 싫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전통시장 상인들의 표심은 이 후보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이 후보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지역화폐와 재난지원금으로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위기를 넘겼지만, 12·3 계엄 이후 경기침체가 극으로 치달으면서 김 후보를 향한 시선도 곱지 않다.수원시 못골시장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박모(54·여)씨는 "이 후보가 추진한 재난지원금 덕분에 한때 전통시장에 활기가 돌았지만, 계엄 사태 이후 코로나19보다 손님이 없어졌다"며 "김 후보가 꼭 싫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국에 국민의힘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힘 없는 대통령이 될 것 같아 이 후보에게 투표하려 한다"고 말했다.
과일가게 사장 김모(72·여)씨는 "30대 때부터 지금까지 4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데 요즘 너무 힘들어 젊었을 때 벌었던 돈을 까먹고만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에게 기회를 줬지만 나라를 이 꼴로 만들었으니 이제는 민주당에게 기회를 주려 한다"고 했다.
'화성 동탄' 젊은 표심은 누구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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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화성 동탄 도심. 정성욱 기자 |
'젊은 표심'의 상징인 화성 동탄에선 변화를 원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동탄은 평균 연령 약 34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으로 꼽힌다.
2015년부터 본격적인 인구 유입이 시작됐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등 대기업이 젊은 직장인들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동탄이 포함된 화성을 지역구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의 지역구여서 복잡한 역학관계가 작동하고 있다.
몇몇 유권자들은 내란사태 종식 등 정국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이 후보를 꼽았다.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정모(42)씨는 "젊은 부부들은 최근 여러 일을 겪으면서 더더욱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 정권 때는 고속도로 노선을 바꾼다든지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겼다"면서 "이 후보가 상식적인 나라로 돌려놔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지지를 밝힌 또다른 동탄 주민 박모(33)씨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공약 중 하나인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확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씨는 "공약은 좋지만, 현실성이 있는 지를 우선 봐야 할 것 같다"며 "GTX 확대는 예전부터 얘기만 나왔을 뿐 이뤄진 것은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선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김 후보가 되든 누구라도 그걸 추진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GTX 수도권 노선을 추진했다.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GTX 노선 확대를 자신의 성과이자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반면 이 후보의 도덕성에 의문을 품고 김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도 있었다. 이모(52)씨는 "동탄의 분위기는 1번이 많겠지만, 나는 1번 후보의 범죄 이력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선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지난 총선 때는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했다"며 "생각하는 게 젊고, 주민들의 의견도 많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번 대선 때는 당선될 가능성이 더 높은 사람에게 투표해야 할 것 같다"며 "김 후보는 경기지사 때 사업 운영도 잘 한 것 같고, 도덕성도 깨끗한 것 같아서 투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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