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보고서
"中 수출통제로 가격 급등…과다복용 사망감소"
"中 수출통제로 가격 급등…과다복용 사망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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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약단속국(DEA)의 마약단속 현장사진. DEA |
중국의 강도 높은 펜타닐 수출 제한 조치가 미국 내 마약 사망자 수를 일시적으로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2019년 중국의 펜타닐 및 펜타닐 원료인 전구물질의 수출 금지 조치한 이후 미국 내 펜타닐 시세가 급등했다"면서 "이에 따라 복용이 억제돼 3∼5개월간 펜타닐 관련 과다복용 사망이 최대 2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19년 5월 미중 무역합의 사항이었던 강력한 펜타닐 통제를 시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의약이나 공업, 과학 연구 또는 다른 합법적 용도가 아닐 경우 펜타닐류 물질의 유통이 금지됐다. 보고서는 중국의 제한 조치가 없었다면 최대 947명의 미국인이 펜타닐 과용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9년 5월1일~8월1일까지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한 전국 사망자가 2254명이었으며, 10월1일까지는 3807명으로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연간 사망자 수는 3만4268명으로 추산된다.
연구 보고서는 "약물 중독성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은 가격 변동에 반응했다"며 "가격이 1% 상승하면 펜타닐 관련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월별로 최대 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소는 이 조치로 인한 긍정적 영향은 한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통제 조치가 시행된 이후 마약 공급 경로가 멕시코 등지로 이전되기 시작하면서다.
일례로 2022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미국과의 펜타닐 관련 대화를 거부하며 비협조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이때는 펜타닐 공급에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는 이미 마약 공급망이 제3국 밀수로 전환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SCMP는 "펜타닐 생산이 멕시코 등으로 이동함에 따라 미국은 중국 바깥으로 초점을 넓혀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이 실질적인 펜타닐 퇴치를 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만이 아니라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펜타닐은 인공으로 만든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중독성이 강하며 헤로인의 50배를 넘는 독성을 가진 게 특징이다.
말기 암 환자처럼 강한 통증을 겪는 경우 등에만 쓰이지만 최근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2023년 기준 약물 과다복용은 15∼44세 미국인 사망 원인 1위로 꼽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취임 후 중국이 펜타닐 유통 단속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관세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윤슬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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