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해 오는 6월 1일부터 50%의 고율 관세를 전면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는 EU가 미국을 상대로 ‘무역 착취’를 지속해왔다며, 관세 부과를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EU는 무역에서 미국을 이용해 먹으려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져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웠다”며 “그들의 강력한 무역 장벽, 부가가치세, 터무니없는 기업 처벌, 비(非)통화적 무역 장벽, 통화 조작, 미국 기업들에 대한 부당하고 정당하지 않은 소송 등은 매년 미국과의 무역에서 2500억달러(약 344조원) 이상의 적자를 초래했으며 이는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숫자”라고 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협상은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나는 2025년 6월 1일부터 EU에 대해 50% 관세 부과를 권고한다. 미국 내에서 생산되거나 제조된 경우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달 2일 57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발표하며 EU에 대해 20%의 관세율을 책정했었다. 이후 트럼프가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상호 관세 적용을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7월초까지는 10%의 기본관세만 적용될 예정이었다. 이날 트럼프의 발표대로라면 EU에 대한 상호 관세가 지난 4월 발표된 20%의 2.5배 수준인 50%로 더 올라가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EU의 고위 무역 당국자들은 23일 통화하며 관세 협상의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었다”며 “G7(7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22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참석한 3일 간의 경제 정상회의를 마친 후 ‘무역’이라는 단어를 단 한 번만 언급하고 관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모호한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높은 관세를 빌미로 미국에 유리한 협상을 끌어내려 하는 트럼프의 계획이 생각만큼 잘 풀리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트럼프는 이날 또 다른 게시물에 “나는 오래 전에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에게 미국에서 판매될 아이폰을 인도나 다른 어떤 곳이 아니라 미국 내에서 제조하고 조립되기를 기대한다고 통보했다. 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미국에 최소 25%의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 언론들은 대표 상품인 아이폰을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해온 애플이 트럼프가 중국에 145% 관세를 부과(8월 중순까지 유예 중)하자 생산 기지를 인도로 대거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관세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도모하겠다고 밝혀온 트럼프가 이같은 애플의 계획에 불만을 표출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날 구체적인 부과 방식을 명시하진 않았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