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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일본 가고시마현 사쿠라지마 화산에 검은 연기가 분출하는 모습. /일본 웨더뉴스 |
일본 대표적 활화산인 사쿠라지마 화산에서 일주일 넘게 폭발적인 분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의 사쿠라지마 미나미다케(南岳) 정상 화구에서 15일부터 분화 활동을 시작해 23일까지 연일 폭발적 분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56분쯤 발생한 분화에서는 분연이 화구로부터 3500m 높이까지 치솟았다. 화산 분출물인 분석은 화구에서 800m에서 1100m까지 날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가고시마 지방기상대에 따르면 22일 하루에만 11회의 분화가 발생했다. 특히 22일 오후 12시 30분쯤 발생한 폭발적 분화에서는 분연이 2600m 높이까지 상승했다. 기상대에 따르면, 20일 하루에만 화산가스 방출량이 1만1200t을 기록해 2007년 관측 개시 이후 처음으로 1만t을 넘었다.
화산재는 사쿠라지마 인근 지역을 넘어 구마모토현, 미야자키현, 오이타현의 일부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상대는 현재 ‘분화 경계’ 3단계(입산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화산 분화 경계는 5단계로 이뤄지며 최고 수준인 5단계에는 중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피난해야 한다. 기상대는 남악산 정상화구와 쇼와화구로부터 약 2km 범위 내에서는 분화에 따른 큰 분석이나 화쇄류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현재 떨어지는 분석의 크기는 직경 1cm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 사쿠라지마의 분화 횟수는 131회를 기록해, 지난해 46회의 3배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마그마 이동으로 인한 산체 팽창 현상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나카미치 치쿠 교토대학 방재연구소 교수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며칠이나 1주일 단위로 진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화산재로 인한 주민 피해도 잇따랐다. 사쿠라지마 인근 주민은 “화산재가 쌓여 청소를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한 50대 여성은 “차에서 화산재로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한 70대 여성은 “밤에 분화가 일어날 때면 불꽃같은 게 보여서 정말 무섭다”며 “지면이 울리는 소리에 자주 놀라고 (분석에) 맞을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화산조사위원회는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사쿠라지마를 비롯한 8개 중점 평가 화산의 대규모 분화 조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시미즈 히로시 조사위원장은 당시 “8개 화산 모두 즉각적 대분화 조짐이나 주민 대피를 시행할 만한 위험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도 화산재 수집 등 추가적인 조사는 필요하다고 했다.
사쿠라지마 화산은 1914년 대분화로 한쪽 바다가 메워져 현재는 규슈와 연결된 반도 형태를 띠고 있다. 지난 2013년에도 1117차례 분화가 발생해 가고시마 인근에 화산재와 분석이 떨어져 상당수 피해를 야기했다. 당시 상공 5㎞ 높이까지 화산재가 치솟았으며 분화구 주변에 소량의 용암이 흘러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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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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