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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버드 때리기’에... 파월 “美 대학은 중요 자산, 민주주의 지켜야”

조선일보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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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校 프린스턴대 졸업식 연설에서 발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5일 미국 프린스턴대 졸업식에서 연설했다./프린스턴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5일 미국 프린스턴대 졸업식에서 연설했다./프린스턴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하버드 대학교의 외국 유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밝히면서 미 대학가와 정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5일 “대학은 중요한 국가 자산”이라고 했다. 그가 하버드대 사태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발언 장소가 정부로부터 연방 지원금이 취소된 프린스턴대라는 점과, 파월 자신도 트럼프로부터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는 배경 때문에 관심을 모은다.

파월은 이날 뉴저지주(州)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1975년 이 학교를 졸업(정치학 전공)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파월은 미국 대학들을 ‘중요한 국가 자산’이라고 부르면서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과학적 혁신과 경제적 역동성을 포함한 여러 면에서 세계를 이끌고 있다”면서 “우리의 위대한 대학들은 전 세계에서 부러움의 대상이며 중요한 국가 자산(crucial national asset)”이라고 했다. CNN은 “파월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와 같은 엘리트 대학들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했다.

파월은 이어 “50년 후 뒤를 돌아볼 때 민주주의를 지키고 더욱 굳건히 만들기 위해, 또 건국자들이 꿈꾸던 변치 않는 이상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또 “위대한 민주주의가 세워진 지 250년 동안 수많은 세대가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책임과 사명을 감당해 왔다”며 “이제 여러분의 차례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프린스턴대에 대한 연방 지원금 지급도 취소한 바 있다. 프린스턴대에 따르면 미 정부는 최근 2억1000만 달러(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학내 반(反)이스라엘주의 움직임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학문적 자유와 대학의 절차적 권리를 강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역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금리 인하와 관련해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그를 해임하겠다고 하기도 했고, “바보”라고 부르는 등 파월을 흔들고 있어 연준의 독립성에 해가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논란에 대해 지난달 파월은 “해고할 생각은 없다”며 말을 바꿨지만, 이달 초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하자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너무 늦는 파월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재차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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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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