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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랜드 머지사이드주 시내 중심에서 열린 리버풀 FC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퍼레이드 도중 차량 한 대가 군중 속으로 돌진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머지사이드 경찰은 이 사고로 총 47명이 부상당했고, 이 중 2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 1명을 포함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치료를 받은 부상자는 20명에 이르며, 이 중에는 어린이 4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사건 직후 사고 차량 운전자로 추정되는 53세 백인 영국인 남성을 체포했으며, 현재 단독 범행으로 보고 테러 사건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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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현지시각으로 퍼레이드가 거의 마무리되던 25일 저녁 6시경, 리버풀 시내 워터 스트리트 인근에서 발생했다.
응급 의료진과 경찰이 즉각 출동해 현장을 통제하고 피해자 구조에 나섰으며, 현장에는 10대 이상의 구급차와 구조 인력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응급 구조를 위해 출동한 사이클 구급대원도 차량에 부딪혔지만 다행히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차량은 현장에서 정차한 상태로 발견됐으며, 운전자는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구금됐다.
머지사이드주 경찰 제니 심스 부국장은 같은 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해당 사건을 브리핑하면서 "오늘 저녁 끔찍한 사고로 다친 모든 분들과 그 가족, 친구, 그리고 이 비극적인 사건에 영향을 받은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부상자 구조에 나서준 응급 구조대와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리버풀 FC의 우승을 축하하는 즐거운 날이었다.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와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도중 이와 같은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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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의 증언은 충격적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뉴스에 출연한 목격자 나타샤 리날디는 "친구 집 창문 너머로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중 비명이 들렸고, 거리로 시선을 돌렸을 때 차량이 사람들을 들이받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군중이 차량을 쫓아가 창문을 깨려 했고, 경찰은 이를 저지하며 통제를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목격자 첼시 유엔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몰려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적 소리와 함께 검은색 차량이 빠른 속도로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다"며 "당시 차량은 약 시속 30마일(약 48km) 정도로 달리고 있었고, 유리창이 산산조각 난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우리는 급히 아이를 끌어안고 피했고, 이후 경찰차와 구급차가 현장으로 속속 도착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목격자 해리 라시드는 가족과 함께 퍼레이드를 관람하던 중 차량이 사람들을 들이받은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며 "차량이 한 차례 정지해 사고가 끝난 줄 알았지만, 이내 다시 급가속하며 수십 명을 향해 돌진했다. 공포와 혼란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자가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차를 멈추게 하려고 시도했으며 일부는 분노에 차 차량을 공격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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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FC는 성명을 통해 "이번 심각한 사고에 대해 메르시사이드 경찰과 긴밀히 접촉 중이며,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 응급 구조대와 지역 당국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웃 구단인 에버턴 FC 역시 "우리 도시에서 발생한 이번 심각한 사고로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인근 맨체스터시에 위치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이번 참혹한 사건을 접하고 리버풀과 시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역시 공식 성명을 내고 "오늘 저녁 리버풀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에 충격을 금할 수 없으며, 부상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리버풀 FC와 긴밀히 연락하고 있으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도 신속히 반응에 나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리버풀에서 발생한 사건은 충격적이며, 부상자와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을 생각하고 있다"며 "경찰과 구조대의 빠르고 헌신적인 대응에 감사드리며, 수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경찰에 필요한 공간을 제공해달라"고 밝혔다.
예벳 쿠퍼 내무장관도 "오늘 저녁 리버풀에서 벌어진 참담한 장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경찰의 신속한 대응에 감사드리며, 수사 진행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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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사고가 일어난 우승 퍼레이드에는 약 10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풀 시의 존 휴즈 시의원은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퍼레이드 당시 75만 명을 웃돌았던 관중 수가 이번 퍼레이드에는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사건 수사는 머지사이드주 경찰이 주도하며, 북서부 대테러 담당 부서의 지원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민들에게 현장의 영상이나 정보를 직접 수사팀에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SNS상에서 사고 장면이 포함된 자극적인 영상을 유포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사건의 정확한 경위는 아직 조사 중이며, 당국은 운전자의 행위가 고의였는지 또는 공황에 따른 반응이었는지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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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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