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더팩트 언론사 이미지

철강업계 잇단 공장 셧다운…불황 터널 끝이 안 보인다

더팩트
원문보기
속보
"미 항소 법원, 판결 때까지 트럼프 상호 관세 일시 복원 결정"

건설 경기 침체·중국산 공세·원가 상승 '삼중고'

동국제강은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약 한 달간 인천공장 철근 생산 라인 전체를 중단한다. 인천공장은 연간 220만톤 규모의 철근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단일 생산 시설이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전기로에서 한 근로자가 작업하는 모습. /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약 한 달간 인천공장 철근 생산 라인 전체를 중단한다. 인천공장은 연간 220만톤 규모의 철근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단일 생산 시설이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전기로에서 한 근로자가 작업하는 모습. /동국제강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철근 생산 공장을 잇달아 멈춰 세우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장기화한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급감한 데다 중국산 저가 철강이 대량 유입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감산으로 공급을 조정하면서 시장 회복을 기다리는 동시에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약 한 달간 인천공장 철근 생산 라인 전체를 중단한다. 인천공장은 연간 220만톤 규모의 철근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단일 생산 시설이다. 이번 가동 중단으로 약 20만톤의 철근 공급이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현대제철도 지난 4월 인천 철근공장 가동을 한 달간 멈췄다. 철근 생산라인을 전면 중단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 같은 제강사들의 연쇄 셧다운은 철근 공급을 줄여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철근 시황 악화는 국내 건설 경기 부진과 연결돼 있다. 전방산업인 건설 부문에서 철근 수요가 줄면서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철근 재고는 56만8000톤으로, 지난해 12월(54만2000톤)보다 4.7% 늘었다.

가격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은 중국산 저가 물량의 유입이다. 중국 내 소비 부진으로 남은 철강재가 저가로 한국 시장에 풀리면서 내수 시세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달 철근 유통 시세는 톤당 73만원으로 3년 전(118만원) 대비 약 38% 하락했다. 제강사들이 철근 출고 가격을 최근 톤당 91만8000원까지 끌어올렸지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질 가격은 목표치인 78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철근 생산의 핵심 원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최근 반등세를 보이며 철근과의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올해 초 톤당 43만원 수준이던 스프레드는 최근 40만원 아래로 떨어지며 제강사들의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좁혀졌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철강 내수는 2025년 4610만톤으로 줄어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제철

포스코경영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철강 내수는 2025년 4610만톤으로 줄어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제철


철강업계는 당분간 감산 기조를 이어가며 수급 균형 회복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공급과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셧다운 연장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철근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보다 구조적인 위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재 수요 비중이 가장 높은 건설(36%)과 자동차(28%) 산업이 모두 위축 국면에 있다. 자동차 생산은 2025년 407만대로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건설투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국내 철강 내수는 올해 4610만톤으로 줄어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된다. 후판 내수도 조선용 수요를 제외하면 대부분 위축세를 보여 700만톤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급 측면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이다. 국내 조강 능력은 2014년 8690만톤에서 2023년 7690만톤으로 1000만톤 줄었으며 수입재 중 중국산 비중은 전체의 60%까지 확대되며 국산 철강재의 시장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저가 수입재의 확산은 국내 설비 폐쇄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보고서는 "경제안보 위해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철강산업의 흔들림없는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국내 시장질서 정상화 △산업 협력 기반 강화 △통상 리스크 대응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봤다. KS 인증 기준 강화, 고품질 국산재 사용 유도, 유통질서 정비를 통한 시장 정비는 물론 조선·자동차·에너지 산업과 연계한 '소재 내재화' 전략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email protected]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OSZ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