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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5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건물에 표시된 로고. [AP]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국 하버드대가 데이터 조작 의혹을 받아온 경영대 스타교수 프란체스카 지노의 신분보장 조치를 취소하고 면직 조치를 내렸다고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버드대가 소속 교수의 ‘테뉴어’(교수 정년보장)를 취소한 것은 미국대학교수협회(AAUP)와 미국대학협회(AAC)가 공동으로 학문의 자유 보호를 위해 테뉴어와 면직 등에 관한 원칙을 공식화한 1940년 이래 80여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발행하는 학생 신문인 더하버드크림슨에 따르면, 하버드대 대변인은 프란체스카 지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테뉴어를 박탈하고 해고했다.
1978년생인 지노 교수는 2010년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경영학 부교수로 부임해 재직해왔으며,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협상·조직·시장 분야 부문장을 맡았다.
그는 정직성과 윤리적 행동에 대한 연구로 명성을 얻은 행동과학자로, 2018년과 2019년 하버드에서 100만 달러(13억717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아 당시 교수진 중 다섯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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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가 사상 최초로 프란체스카 지노 경영대학원 교수의 테뉴어를 박탈하고 해고했다. [지노 교수 개인 홈페이지] |
하지만 그는 연구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데이터 검증 블로그인 ‘데이터 콜라다’를 운영하는 3명의 교수와 행동 연구자는 2018년 8월 지노 전 교수가 공저로 이름을 올린 논문의 일부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노 전 교수는 2019년 9월 이 논문이 철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하버드 경영대는 18개월에 걸친 조사 끝 지노 전 교수가 학문적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스리칸드 다타르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장은 2023년 6월 지노 전 교수에 대해 무급 행정 휴직 처분을 내리고 캠퍼스 출입을 금지하는 한편, 명예 교수직도 박탈했다.
이후에도 지노 전 교수에 대한 의혹은 추가로 제기됐다.
데이터 콜라다는 지노 전 교수가 공저로 있는 3편의 논문에서도 데이터 조작이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하버드대는 다타르 학장의 요청에 따라 2023년 7월 지노 전 교수의 테뉴어에 대한 공식 검토를 시작했다.
이 같은 논문 조작 의혹에 대해 지노 전 교수는 “학문적 사기를 전혀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노 전 교수는 지난 2023년 8월 하버드대와 다타르 학장, 데이터 콜라다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2500만달러(34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노 전 교수는 소송에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측이 데이터 조작 의혹이 제기된 후인 2021년 8월 자신을 겨냥해 새로운 고용 정책을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새로 도입된 고용정책은 연구 부정행위의 정의를 확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해고를 포함한 징계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지노 전 교수와 하버드대를 둘러싼 법정 공방에서는 엇갈린 판단이 나왔다.
지난해 9월 미국 연방지방법원은 지노 전 교수가 제기한 명예훼손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하버드가 내부 테뉴어 규정을 위반해 부당한 징계를 내렸다는 계약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본안 심리를 허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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