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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도 전쟁구역으로 포함하자”...일본 ‘원시어터’ 구상 띄우기 속도내나

매일경제 신윤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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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방위상, 比·美 이어 印에 ‘원시어터’ 설명
동·남중국해+한반도 까지 전장 통합
韓 “日전쟁구역 구상에 들어가는건 문제” 우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 [AFP 연합뉴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 [AFP 연합뉴스]


일본이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한반도와 동중국해·남중국해 등을 하나의 ‘전역’(戰域·전쟁구역)으로 통합해 대응하는 ‘원 시어터’(One Theater)구상 설파에 나서고 있다고 28일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

원 시어터는 이 지역 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는 만큼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 그리고 한국 등이 이에 대응해 방위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찬성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상은 본래 일본 방위성 간부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결합해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역할과 위상을 확대하려 하고 있는데 이 구상도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지난 5일 인도 뉴델리에서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과 만나 원 시어터 구상을 설명했다.

그는 귀국 직후 이시바 총리에게 회담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인도 태평양을 중심으로 이 지역의 안보 환경을 하나로 인식해 협력해 나가자고 전했다”고 밝혔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이시바 총리와 면담에서 싱 장관에게 제시했다는 A3 용지 크기 지도를 펼쳐 보였다. 동서로는 중동부터 태평양까지, 남북으로는 중국부터 호주 주변까지 그려진 이 지도에는 중국의 대미 방어선인 ‘제1열도선’과 ‘제2열도선’, 중국군 동향 등이 표시돼 있었다.


지난 3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 장관이 도쿄 방위성에서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AFP 뉴스1]

지난 3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 장관이 도쿄 방위성에서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AFP 뉴스1]


앞서 나카타니 방위상은 지난 2월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 3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때도 이 지도를 사용해 원 시어터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일본·미국·호주·필리핀·한국 등을 ‘하나의 전구’로 인식해 협력을 심화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오는 30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도 원 시어터 구상 관련 내용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나카타니 방위상은 국회와 기자회견 등 공개 석상에서는 ‘원 시어터’라는 명칭을 언급하지는 않고 이념만을 관계국 등과 공유하는 방향으로 힘쓰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이 용어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 등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방위성 간부는 “안보 협력을 강화하려는 구상인데 유사시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사히 신문은 원 시어터가 지칭하는 지리적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일본 정부 내에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나카타니 방위상이 용어 언급을 꺼리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방위성 내에서도 (원 시어터 구상에) 인도가 포함되는지 여부 등에 대해 의견이 나뉘고 있다”며 ‘방위서 내부 용어’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어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국가 리더십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에서는 한국과 논의도 없이 한반도를 전쟁구상에 편입시키는 구상이 확산하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 정부는 “한반도가 일본의 전쟁 구역 구상에 들어가는 것은 문제”라는 우려를 외무성을 통해 일본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원 시어터 구상이 실현될 경우 중국의 대만 침공시 주한미군이 투입될 가능성이 더 커지는데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개입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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