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식 취임 6개월…조직 재편·체질 개선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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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LG유플러스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LG그룹의 대표 전략통이자 구광모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인 홍 사장은, 통신시장의 한계 속에서도 조직 개편과 수익성 회복을 이끌며 경영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다만,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AI 사업은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취임 6개월을 맞았다. 그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첫 임원인사에서 직접 영입한 인물로, 그룹의 전략 기획을 총괄하며 주요 미래사업 설계를 주도해온 전략통으로 평가된다. LG그룹 지주사 ㈜LG에서 경영전략팀장(사장)을 맡았고, LG유플러스 및 LG헬로비전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활동하며 통신·미디어·테크놀로지 등 IT 분야의 이해도를 쌓아왔다.
홍 사장은 2년 연속 실적 부진을 겪은 LG유플러스의 체질 개선과 실적 회복을 이끌 적임자로 기대를 받으며 수장에 올랐다. LG유플러스는 연결기준 2023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7% 줄었고, 지난해에도 13.5% 감소하며 이익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통신 사업의 수익성 회복과 함께 미래 성장 전략 실행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전임 황현식 사장이 제시한 '그로스리딩 AX 컴퍼니(AI 전환을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 비전을 계승한 홍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감동'을 핵심 가치로 제시하며 이를 실현할 조직 재편과 전략 정비를 강조했다. 특히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사적 운영 체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향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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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가운데)이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 KT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
취임 후 우선적으로 추진된 변화는 사업 구조 재편이었다. CEO 직속 조직이던 인피니스타와 아이들나라 등을 컨슈머 부문 산하로 이관했고, 수익성 제고가 어려운 인피니스타는 최종 해산했다. LG유플러스는 앞서도 스마트팩토리, 로봇, 메타버스 등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해왔다.
AI 사업 관련 조직도 정비됐다. AI 상품·서비스를 개발하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이 신설돼 컨슈머 부문에 배치됐고, 모바일·홈 분야별 트라이브 조직도 구성됐다. B2C 사업과 AICC·AIDC 등 B2B 사업에서 AX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적 지원도 이뤄졌다.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CTO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 개발랩'을 배치했고, CHO 산하에 'AX/인재개발 담당'을 배치함으로써 전사 구성원의 AX 역량 확보를 꾀했다.
AI 전략의 대외적 실험도 이어졌다. 홍 사장은 취임 4개월 차였던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현장에 직접 나서 LG유플러스의 AI 기술을 글로벌 무대에 소개했다. 현장에서 구글과 AI 전방위 협력안을 발표하며, 자사 AI 통화 비서 '익시오'에 구글의 생성형 AI 엔진 '제미나이'를 탑재, 통화 요약 및 맥락 분석 기능 고도화를 예고했다. 양사는 이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3억달러 규모의 사업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같은 전략은 실적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만들었다. 올해 1분기 LG유플러스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2554억원을 기록했고, 매출도 3조7481억원으로 4.8% 증가했다. 통신 본업의 수익성 회복에 기초한 성과로 해석된다.
다만 홍 사장이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힌 AI 사업과 관련해서는 아직 실질적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 B2B 사업 확장, 익시오를 중심으로 한 AI 서비스 생태계 구축 등은 실행 기반을 마련하는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특히 B2C 부문에서의 AI 전략은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 가입자를 올해 안에 100만명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 2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17만명 수준에 그쳤다. SK텔레콤의 AI 비서 '에이닷'은 현재 누적 가입자 91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익시오는 초기 아이폰 대상 중심으로 시작했고, 올해 초부터 갤럭시S 25 모델까지 적용 대상을 넓히고 있다"며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가입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홍 사장이 아직 취임 6개월 차에 불과한 만큼, 일각에서는 그의 전략을 당장의 성과보다는 그룹에서 설계한 미래 사업 구조를 현장에서 실행해 나가는 과정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홍 사장은 LG그룹의 전략 기획을 총괄하며 사업 구조를 설계했다"며 "AI 사업 전환의 밑그림도 그렸던 만큼, LG유플러스에서는 이를 실행하는 단계로 보인다. 실행력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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