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부부싸움 말린 아버지 살해한 한국 남성에 사형 선고

베트남 호치민시 인민법원이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인 A(42)씨에게 28일 사형을 선고했다/타인니엔 캡쳐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베트남 호치민시 인민법원이 아버지를 살해한 40대 한국 남성 A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29일(현지시간) 베트남 타인니엔과 뚜오이쩨 등에 따르면 호치민시 인민법원은 살인혐의로 기소된 한국 남성 A(42)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특히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고 그 행위가 야만적이고 비인도적이었으므로 가장 엄중한 형을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베트남 호치민시에 거주하던 A씨는 지난해 3월 10일 자신의 베트남 부인과 다투던 중 아내를 폭행하고 가족이 기르던 반려견까지 죽였다. 이에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온 아내는 한국에 거주 중이던 시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A씨의 아버지는 자신이 아들과 이야기해보겠다며 항공권 예약을 부탁했고, 3일 후 호치민시에 도착했다. A씨의 아버지는 아들과 맥주를 마시며 아내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언하고 방으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자신을 꾸짖고 며느리 편을 들기 위해 왔다는 생각에 화가 난 A씨는 주방에서 흉기를 꺼내 자고 있던 자신의 아버지를 무참히 살해했다.

범행 이후 공황상태에 빠진 A씨는 이후 아파트 인근을 배회하다 잔디밭에서 잠들었고, 다음날 아침 경비원이 이를 발견하며 범행의 전말이 드러나게 됐다.

A씨는 법정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매우 후회하고 있으며 어린 두 자녀가 있으니 가족에게 돌아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A씨의 형 역시 "동생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겠지만 어린 두 자녀를 돌볼 기회를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에 대한 사형집행이 실제로 이뤄질진 미지수다. 베트남은 사형을 집행하고 있는 몇 안되는 국가지만 관행상 외국인 사형수에 대해선 실제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 역시 2018년 85건의 사형 집행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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