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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소 앞 '부정선거 감시단'…시민들 "말도 안 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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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투표율 18.3%…지난 대선보다 2.3%p 높아

계수기 들고 자체 집계…유튜브 생중계
시민들 '눈총'…선관위·경찰 '예의주시'


제21대 대통령선거(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투표소 앞 '감시'에 나섰다. 서울 곳곳에서 투표소를 촬영하며 인원을 직접 집계한 이들이 나타난 가운데 시민들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인지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투표소 앞 '감시'에 나섰다. 서울 곳곳에서 투표소를 촬영하며 인원을 직접 집계한 이들이 나타난 가운데 시민들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인지 기자


[더팩트ㅣ정인지·이다빈·이윤경·강주영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막자며 투표소 앞 감시에 나섰다. 투표소를 촬영하며 인원을 직접 집계한 이들이 나타난 가운데 시민들은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1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앞 인도에서 '사전투표소 국민감시집회'가 열렸다. 남성 2명은 거치대에 휴대전화를 올려놓고 시민들의 투표 행렬을 촬영해 유튜브로 송출했다. 투표소 앞에 시선을 고정한 이들은 한 손에 든 계수기 버튼을 누르며 자체적으로 투표 인원도 집계했다.

'부정선거 감시단'이라고 소개한 김흥준(33) 씨는 "사전투표 인원이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해 영상으로 증거를 남기면서 숫자를 세보면 어떨까 해서 왔다"며 "수상한 일은 없는지도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새벽 4시30분에 와서 오후 6시까지 종일 있을 예정이다. 화장실도 가지 못할 것 같아 전날부터 금식했다"며 투표소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김 씨의 손에 들린 계수기에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3247이 찍혀있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새롬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새롬 기자


김 씨는 빨간색 상의에 '윤 어게인(YOON AGAIN)'이 적힌 깃발을 든 채 사전투표에 나선 남성을 발견하고는 "저 사람은 '윤 어게인'인데 왜 (사전투표를 하냐)"라며 "본투표를 하지 못하는 피치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거냐"고 했다.

'클린선거시민행동' 공동대표 옥은호(54) 씨도 시민들이 투표소로 들어갈 때마다 1명당 한 획씩 '正'(바를 정)을 새겼다. 옥 씨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정각마다 A4용지에 관내 선거인, 관외 선거인을 구별해 획을 긋던 옥 씨는 "본투표와 다르게 선거인명부가 없는 사전투표는 위증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옥 씨는 "그래도 앞에서 세고 있으면 인원을 부풀릴 수 없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다행히 선관위가 발표하는 사전투표 참가자 수와 (세고 있는 수가) 비슷하다"고 했다.

같은 시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로부터 30여m 떨어진 편의점 앞에도 모자를 착용한 남성이 계단에 걸터앉아 계수기를 누르고 있었다. 이 남성은 사전투표소 방향으로 삼각대를 고정시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했다.

노원구 상계10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출입구 앞에도 검은색 옷을 입은 20대 남성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20대 여성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했다. 이들은 회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시민들이 투표소로 향할 때마다 A4용지에 획을 그었다. /이다빈 기자

노원구 상계10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출입구 앞에도 검은색 옷을 입은 20대 남성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20대 여성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했다. 이들은 회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시민들이 투표소로 향할 때마다 A4용지에 획을 그었다. /이다빈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10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출입구 앞에도 검은색 옷을 입은 20대 남성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20대 여성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했다. 이들은 회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시민들이 투표소로 향할 때마다 A4용지에 획을 그었다.


사전투표소 인근 나무 벤치에 앉은 '자유마을' 소속 60대 여성 2명도 투표 인원을 직접 집계했다. 이들은 시민들이 투표소에 들어설 때마다 연신 계수기를 딸깍거렸다. 자유마을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도의 지역 조직이다.

오전 11시께 서초구 방배1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도 꽃무늬 모자를 쓴 여성이 노트에 투표 인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새벽 5시40분부터 나왔다는 이 여성은 "투표하는 사람이 몇 명인지 일일이 적고 있다"며 "말 시키지 마라. 세는데 헷갈린다"고 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학생 단체 '자유대학'과 'YEFF'(Youth Election Fraud Fighters·청년 부정선거 투쟁단)은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에 '대통령 선거 감시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투표소에서 출입구를 감시하며 라이브 방송을 통해 특이사항을 기록하고 투표 인원을 카운팅해주면 된다"는 내용이 적혔다.


시민들은 무심한 반응을 보이며 투표소를 빠져나왔다. 사진은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를 찾은 유권자들의 모습. /장윤석 기자

시민들은 무심한 반응을 보이며 투표소를 빠져나왔다. 사진은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를 찾은 유권자들의 모습. /장윤석 기자


시민들은 이들을 향해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부부 동반으로 투표를 했다는 백모(68) 씨는 남편이 "여기 누가 감시한다네"라고 말하자, 이들이 있는 방향을 쳐다봤다. 백 씨는 "어떻게 부정선거가 될 수 있겠냐"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60대 여성은 "별 관심없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 뭘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70대 남성 김모 씨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 별 생각 없다"며 "무슨 부정선거가 있냐"고 고개를 저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모든 사전투표소에 부정선거 관련 집회가 신고돼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경찰에 공조 요청을 했다"며 "집회 방식이 워낙 다양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투표소 주변 부정선거 집회로 다들 긴장하고 준비 중"이라며 "오전부터 관할 파출소와 지구대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는 29~30일 양일간 실시된다. 투표 가능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거주지와 상관 없이 전국 모든 투표소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투표소 위치는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투표에 참여하려면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본인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모바일 신분증도 가능하지만 캡처 등을 통해 저장한 이미지 파일은 인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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