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분야 선도적 위치, 박사과정 장학금도 유리"…"중국서도 미국 대학 출신 선호, 트럼프 정책은 또 바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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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학교 사이언스센터 광장에서 2026년 졸업 예정자인 누리엘 베라-디그레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하버드 제재에 반대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05.28 |
"그래도 미국 대학에서 학위를 받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학생 핍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중국인 유학생들의 미국행 열정은 꺾이지 않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중국 학생들의 높은 학업 의지가 돋보인다는 취지의 보도지만 이를 통해 오히려 중국에 비해 압도적인 미국 대학들의 위상만 재확인되는 분위기다.
29일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 내에서 공부하고 있거나 미국 대학 진학이 예정된 중국인 학생 및 유학생들을 다수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하며 "미국 국무부의 유학생 비자 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인 학생들은 여전히 기존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백건의 유학생 비자를 중단한데 이어 최근 하버드대가 외국인 유학생을 등록받지 못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각종 명분을 앞세웠지만 미중 갈등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연구분야 내에 뿌리 깊은 친중 세력을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법원이 대학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가처분을 인용했지만, 행정부는 하버드와의 모든 연방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재차 압박하고 있다.
중국 언론이 조명하려 했던 건 이런 상황에서 중국 학생들의 의연한 대처다. 그러나 더 눈길을 끄는 건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언급한 미국 유학의 장점이다. 중국 저장성 대학에서 생물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A씨는 내년 가을 미국 박사과정에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해당 언론에 "미국 유학엔 여전히 불확실성을 뛰어넘는 압도적 이점이 있다"고 했다.
A씨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국제적 경험은 향후 커리어에 매우 유리하며 미국은 여전히 생물의학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 박사과정은 일반적으로 전액 장학금이 제공된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나는 이미 미국 기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준비를 시작한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광둥성에서 회계학을 전공하는 B씨도 내년 가을 미국 석사과정 진학을 예정한 상태다. 그는 "미국의 불안정한 상황 때문에 부모는 다른 나라에 지원할 것을 권했지만 여전히 미국이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해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하버드 등 내가 목표로 하는 미국 대학들이 중국 본토 취업 시장에서 더 폭넓게 인정받는다"며 "정책변화에 대한 걱정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내 전공인 회계학은 다른 전공에 비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트럼프는 매일 생각이 바뀌고, 정책도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28일에 미국 유학 비자 인터뷰를 마쳤다는 C씨는 이번 가을학기 미국 석사과정 입학을 앞두고 있다. 그는 "내가 중국에서 나온 대학은 명문대가 아니지만 미국 대학들은 대외활동이나 인턴십 등 소프트스킬에 가중치를 줘 미국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며 "다른 백업 플랜 없이 미국 유학을 그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도에 유학생 수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미국 내 유학생 비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발간한 '오픈도어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7만7000명의 중국 국적 학생이 미국에 유학하고 있었는데, 이는 전체 유학생의 25%에 달하는 숫자였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입시컨설팅업체 알파어드미션의 마이클 황 대표는 SCMP에 "미국의 하버드 유학생 금지령 이후 부모와 학생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유학 지형이 급변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은 여전히 우수한 교육과 글로벌 인지도, 졸업 후 취업 기회 등의 이유로 매력적 유학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내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는 여전히 미국행 유학비자 발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영 CCTV는 이날 주중 미국 대사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유학생 비자 신청 및 인터뷰는 평상시처럼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부 언론을 통해서는 비자 신청 예약을 거절당한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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