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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정부 비판 시위에서 한 시민이 거리에 의자를 깔고 앉아 칠레 국기를 흔들고 있다. Getty image/이매진스 |
병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민간 기업에서 일하는 등 칠레 공무원들의 바닥에 떨어진 공직기강이 무더기 적발됐다.
칠레 감사원은 2023∼2024년 중앙·지방정부 및 공공기관 복무 실태를 점검한 결과 2만5000명이 넘는 공무원이 병가를 부정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은 모두 777개 부처·기관 등에 소속된 공무원으로, 감사원은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지 언론이 보도한 사례를 보면 병가를 내고 외국에서 유학하거나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난 사례, 민간기업에서 근무한 사례, 외국에서 자신의 창업 기업을 모니터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도로시 페레스 구티에레스 감사원장은 “연루된 공무원 규모가 2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판사와 정부 부처 차관보급 고위 공무원 등도 이에 포함돼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병가 문제와는 무관하지만, 약간의 가능성 때문에” 직위에서 물러나겠다는 해명을 했다고 한다.
일간 엘메르쿠리오는 공직사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면서 이번 사태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집권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병가 증빙 서류 69%가 공공의료시스템인 국민건강보험기금(FONASA) 관련 기관에서 발급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집권 세력을 겨눈 비위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 3월에 4년 임기를 마치는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엑스에 “중앙정부에서 병가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모든 사람은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며, 여기에 예외는 없다”고 밝혔다.
조형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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