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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면 사망까지”…日 온천서 또 발견된 이 균, 피해자 속출

조선일보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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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최대 620배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돗토리현 요나고시 ‘요도에 유메 온천'의 여탕 내 거품탕./공식홈페이지

기준치 최대 620배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돗토리현 요나고시 ‘요도에 유메 온천'의 여탕 내 거품탕./공식홈페이지


일본 돗토리현의 한 온천에서 기준치 최대 620배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8일 일본 아사히신문, NHK 방송 등에 따르면 돗토리현 요나고시가 소유하고 지정 관리업체 ‘하쿠호(白鳳)‘가 운영하는 온천 시설 ‘요도에 유메 온천’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돼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앞서 돗토리현은 지난달 26일 이 온천 이용객 1명이 레지오넬라증 진단을 받은 사실을 파악해 조사에 나섰다.

현은 수질 조사를 실시한 결과 레지오넬라균 양성 반응이 의심된다는 판정을 지난 13일 받았다. 같은 날 두 번째 감염 사례도 보고되자 온천은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여탕 내 거품탕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620배에 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으며, 남탕의 실내탕에서는 270배, 여탕의 실내탕에서도 150배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레지오넬라증을 진단받은 온천 이용객은 3명으로 보고됐다. 이들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은 이들 중 2명의 감염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야스후쿠 쿠미코 하쿠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 고객 및 지역 주민들께 불편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회견에 따르면 전날까지 두통, 발열,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온천 이용객의 신고가 47건 접수됐으나, 아직 레지오넬라균과의 인과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야스후쿠 대표는 “인과관계가 밝혀지면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쿠호 측은 욕조에 온수를 공급하는 배관이나 거품탕의 거품 발생기 등의 청소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욕조 타일의 이음새 부분이 노후화로 인해 부식돼 균이 번식하기 쉬운 상태였던 것이 레지오넬라균 발생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하쿠호 측은 온천 시설을 보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영업 재개에 대해서는 “향후 상황을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레지오넬라균 검출로 영업이 중단된 돗토리현 요나고시 ‘요도에 유메 온천'./공식홈페이지

레지오넬라균 검출로 영업이 중단된 돗토리현 요나고시 ‘요도에 유메 온천'./공식홈페이지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레지오넬라균은 25~45℃의 따뜻한 물에서 잘 번식하며 온수기, 에어컨 냉각탑, 가습기, 온천, 분수 등에 주로 번식한다.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된 물이 공기 중에 퍼졌을 때 이를 들이마시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식욕 저하, 무기력증, 두통, 몸살, 오한, 고열 등이다. 마른기침이나 설사, 구역, 구토, 복통 등을 동반하며 폐렴이 발생할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독감형으로 발현되면 특별한 치료 없이 2~5일 후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만, 폐렴 증상이 동반되면 항생제와 주사 등을 투여해야 한다. 면역 저하자 등과 같은 고위험군에서는 치사율이 80%에 달하지만, 제때 치료를 받거나 건강한 사람의 경우 사망률은 0~11% 정도로 알려졌다.

일본의 유명 온천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3년 개장 150년이 넘은 후쿠오카현의 고급 료칸(온천 여관)은 공용 목욕탕 온수 교환 작업을 연 2회만 실시해 기준치 최대 3700배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돼 논란을 빚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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