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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외국인들의 ‘2050년 체험기’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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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외국인들의 ‘2050년 체험기’ [해시태그]

서울흐림 / 30.0 °

한국은 2050년을 살고 있다.


회귀드라마와 소설이 유행하더니, 이제는 미래로 향하는 이야기가 소재가 된 걸까요? 아니요. 2025년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털어놓는 여행기입니다. 외국인들의 눈을 커지게 한 한국표 미래여행이죠. 지금 버스카드를 찍고 지하철로 환승해 출근하고 키오스크 주문으로 밥을 먹고 무인 아이스크림점에 들려 아이스크림을 사고 있는 바로 당신이 미래에 사는 ‘주인공’입니다.


“버스 탔는데 비즈니스 클래스였어요. 아니, 이건 바퀴 달린 호텔이잖아요?”

인도의 여행 인플루언서 아칸샤 몬가(Akansha Monga)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한국 고속버스 탑승기가 조회수 100만 뷰를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몬가는 한국의 한 소도시에서 서울로 가는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탔는데요. 티켓 가격은 약 2000루피(약 3만5000원). 솔직히 처음엔 좀 비싸다고 생각했다던 그는 버스에 타자마자 표정이 바뀝니다. “QR코드로 탑승하는 것도 신기했는데, 안에 들어가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는 말과 함께 몬가는 무선 충전기, 개인 스크린, 리클라이닝 좌석, 측면 조명, 프라이버시 커튼까지 구비된 내부를 하나씩 소개했죠. 고요함에도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요. “심지어 조용해요. 너무 조용해서 내가 숨 쉬는 소리만 들렸어요”라고 작은 탄성을 내뱉은 그의 마지막 감탄사는 “한국은 2050년에 살고 있어요”였죠.

몬가의 ‘한국 프리리엄 버스 탑승 영상’은 25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NDTV에도 소개가 됐는데요. 해당 기사와 영상 댓글에는 “이게 진짜 현실이냐?”, “꼭 타보고 싶다”라는 한국을 방문하지 않은 이의 놀라움부터 “작년 여행 때도 감탄했었다”, “한국 여행은 현실이 아니라 꿈 같다”는 선배들의 후기까지 잇따랐죠. 특히 한 네티즌의 “한국에서 18일, 일본에서 22일을 보냈는데 한국이 훨씬 더 실용적이고 혁신적이었다”는 댓글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외국인의 시선에서 ‘한국은 미래’라는 감탄이 터져 나오는 장면은 더는 낯설지 않은데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영상 플랫폼 등을 통해 ‘한국에 와서 놀란 점 TOP 10’, ‘한국은 미래도시’라는 제목의 콘텐츠가 매일 같이 올라오죠. 댓글도 이에 동감하는 이들이 잔뜩 몰려와 그야말로 ‘국뽕’에 흠뻑 취하게 하는데요.

어찌 보면 몬가의 고속버스 체험기는 사실상 입덕 입문기 수준일 뿐인데요. 외국인들이 한국에 도착하면 흔히 겪는 놀라움 단계가 있죠. “어? 이게 뭐지?” 단계인데요. 한국에 도착해 처음 타본 서울 지하철에서부터 시작이죠. 모든 것이 ‘처음 겪는 도시’의 당혹스러움이었습니다.

유럽 도시들처럼 손으로 돌리는 개찰구 대신, 서울 지하철은 QR코드와 교통카드로 매끄럽게 입장하고요. 역사 내부는 거의 공항 수준의 인프라를 자랑하죠. 플랫폼에는 정확한 도착 소요 시간이 초 단위로 안내되고, 무료 와이파이와 스마트폰 충전기도 구비됐는데요.

이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스크린도어도 외국인에겐 신세계입니다. 특히 열차가 진입하기 전 미세한 바람 소리와 함께 켜지는 안내 방송, 그리고 동선과 간격을 정확히 맞춘 전동차 도착 장면은 첨단기술의 정밀함이 체험되곤 하는데요. 차도, 사람도, 시스템도 하나같이 오차가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죠.



다음은 “이건 좀 너무한데?” 단계입니다. 24시간 상점들이 즐비하고, ‘무인’ 운영 점포도 종류별로 다양하죠. 음식도 커피도 로봇이 만들어주는 수준에 이르렀는데요. 생각보다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로봇 바리스타를 어이없게 쳐다보죠. “직원이 없는 데도 모든 게 돌아간다”는 체험은 외국인에게는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다가오는 건데요. 편의점까지 놀라움의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 오히려 한국인에게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마지막은 이제 이 미래를 인정하는 단계인데요. “한국은 미래 맞음. 누가 뭐래도 2050년임” 수순입니다. 샤워 끝나기도 전에 도착하는 배달과 ‘오늘’이 아닌 ‘몇 시간 안에’ 도착하는 택배, 공중화장실까지 무릎을 꿇게 하죠.

공중화장실이 무료인 점도 놀라운 점인데 청결하게 관리는 물론 일부 지역 화장실에는 비데와 공기청정기까지 설치돼 있다는 점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건데요. "한국은 화장실조차 미래"라는 농담은 실제로 한국을 경험한 외국인의 공통된 반응이죠. 유럽에서는 유료임에도 불결한 경우가 많아 한국에서의 위생 수준은 또 하나의 문화 충격이 되는 겁니다.



이 모든 놀라움의 끝은 ‘사람’에게 있는데요. ‘첨단 기술의 나라’로 각인되는 것보다 더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죠. 놀라운 시스템이 꾸준히 이어갈 수 있게 어지럽히지 않고 질서 있게 사용하는 사람들 덕분에 가능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일상의 질서는 단순히 도시가 잘 관리되어서가 아니라, 시민 각자가 시스템의 한 축이 되기를 자처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건데요. 한 마디로 그 기술이 흔들림 없이 돌아가게 하는 시민 의식에 대한 찬사죠.

자연스럽게 줄을 서고 공공시설에서 소란스럽지 않게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 문 앞에 그냥 놓인 택배를 그저 일상처럼 지나치고 카페 등에서 휴대전화와 지갑, 가방 등으로 자리를 맡는 모든 풍경은 외국인들에게 그저 판타지인데요. 분리수거에 대한 마음가짐도 포함됩니다. 분리수거 문화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거의 ‘도전 과제’로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음료캔과 뚜껑, 빨대를 각각 분리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버리는 복잡한 절차에 당황하면서도 존경의 눈빛을 보내죠.

이 모든 정직함이 통용될 수 있는 사회 풍경은 기술이 아닌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한국은 정말 미래인들이 살고 있기에 2050년을 달리고 있는 것이라는 깨달음인데요. 물론 이 모든 것이 100% 옳게, 바르게, 정직하게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들에게도 다른 자부심을 줍니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일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요.

‘일상이 미래화된 사회’. 이를 당연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우리가 사뭇 달라 보이는 시점인데요. 소중한 이 일상을 더 빛나게 할 수 있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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