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오프라인 유통업
매출 3개월 연속 역성장
편의점 사상 첫 점포 줄어
이커머스로 시장 완전 재편
매출 3개월 연속 역성장
편의점 사상 첫 점포 줄어
이커머스로 시장 완전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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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05.02 [이충우 기자] |
직장인 안은영 씨(31)는 지난해부터 대형마트에 발길을 끊었다. 편의점도 일주일에 한 번 갈까 말까다. 쿠팡이나 네이버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면 반나절 만에 배송을 해주는데 굳이 나가 쇼핑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안씨는 “마트는 멀고 가더라도 필요 이상 바구니에 담게 된다”며 “돈도 아끼고 시간도 벌려고 집에서 장을 본다”고 했다.
내수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소비자들은 바깥으로 나가 소비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안씨 말처럼 굳이 그럴 유인이 사라진 것이다. 손으로 스마트폰만 두드리면 손쉽게 물건을 살 수 있고, 하루도 걸리지 않아 배송된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이 소비생활 표준으로 굳어지면서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휴일 등 여가활동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직접 이뤄지는 만큼 여행·레저 지출은 증가하는 모양새다.
30일 유통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미 오프라인 유통업은 최악의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오프라인 업체들의 매출 증가율은 3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에 머물렀고, 파죽지세로 확장하는 듯했던 편의점은 처음으로 점포 수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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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하이트진로 맥주와 서울우유, 매일유업의 초콜릿 등 제품의 소매가격이 인상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서울우유 모습. 2025.5.28 [사진 = 연합뉴스] |
지난 4월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 증가한 1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성장을 견인한 것은 이커머스 산업이었다. 온라인 매출이 15.8% 증가할 때 오프라인 매출은 1.9% 고꾸라진 것이다.
실제 대형마트(-3.1%), 백화점(-2.9%), 편의점(-0.6%) 매출은 나란히 감소했다.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매출은 3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고, 편의점 매출 증가율도 지난 2월 이후 반등하는가 싶더니 다시 마이너스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오프라인 매출을 상품군별로 보면 가전문화(-12.1%), 패션잡화(-8.3%), 아동스포츠(-7.6%), 식품(-0.3%) 등 대부분 품목 매출이 작년보다 급감했다. 꾸준히 점포 수를 늘리며 백화점 매출을 따라잡은 편의점도 지난달 점포 수가 4만8480개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감소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점포수 감소는 국내 편의점 역사상 처음”이라고 했다.
반면 온라인은 음식 배달·e쿠폰·여행상품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50.1%), 식품(21.3%)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세가 이커머스로 완전히 재편돼버린 양상”이라며 “마치 OTT 공룡 넷플릭스가 극장 산업을 밀어내버린 것과 흡사한 상황”이라고 했다. OTT 플랫폼이 부상하면서 오프라인 극장 매출이 10년 새 반토막 나버린 것처럼 이커머스가 대세가 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여행·레저업이 그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내국인 국내 여행객은 약 21억9240만명, 외국인 국내 여행객은 1637만명이다. 전년 대비 1.8%가량 증가한 것으로, 올해 성장세도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행업계선 불경기 장기화로 스트레스가 누적된 사람들이 단기 여행이나 레저 활동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한류 콘텐츠 붐으로 외국인 방문자가 늘면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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