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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당일치기, 조지 클루니는 별장 구입”…이탈리아 부자들만 아는 이곳

매일경제 권효정 여행플러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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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흐림 / 19.3 °
밀라노서 1시간, 이탈리아인 꿈의 휴양지
그레타 가르보가 사랑한 115년 전통 호텔
007·스타워즈 촬영지에 떠있는 수영장


호텔 외관 / 사진=그랜드 호텔 트레메조

호텔 외관 / 사진=그랜드 호텔 트레메조


한국인들은 당일치기나 반나절로 끝내지만 이탈리아 현지인에게는 꿈의 휴양지로 통하는 곳이 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주에 자리한 코모 호수다. ‘라리오 호수(Lago di Lario)’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가르다, 마조레에 이어 이탈리아서 세 번째로 크다.

밀라노서 차로 약 1시간 거리. 알프스를 배경으로 펼쳐진 빙하호인 코모 호수는 둘레가 180㎞에 달한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오래된 건축물이 이어진다. 깊은 호수와 산을 따라 늘어선 마을이 아기자기한 풍경을 만든다.

플로팅 풀, 워터 온 워터(Water on Water)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플로팅 풀, 워터 온 워터(Water on Water)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로마 시대부터 황제와 귀족이 머물던 전통이 이어져 코모는 현지에서 ‘부자들의 휴양지’로 불린다. 이탈리아 상류층은 물론 글로벌 셀럽들이 이곳에 별장을 두거나 리조트를 찾는다. 헐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 로버트 패틴슨도 이 호숫가에 빌라를 매입했다.

스위스와는 또 다른 이탈리아 특유의 감성과 자연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영화 ‘007 카지노 로얄’ ‘스타워즈: 에피소드 2’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코모는 실크 산업 중심지였다. 명품 에르메스, 베르사체 같은 브랜드가 이곳에서 원단을 공급받았다. 그렇게 코모는 직물의 도시를 지나 감각과 안목을 대물림하는 땅이 됐다.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는 그 정서 위에 세워졌다.

올해 115주년 맞은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
인근 자매호텔 파살라쿠아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인근 자매호텔 파살라쿠아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는 코모 호수 서쪽 기슭, 벨라지오를 마주한 자리에 위치한다. 1910년에 문을 열었고 올해 개관 115주년을 맞는다. 인근 파살라쿠아(Passalacqua)와 자매 호텔로 오너가 같다. 파살라쿠아는 지난 2023년 윌리엄 리드 ‘피프티베스트(50 Best)’가 선정한 세계 50대 호텔에서 1위에 꼽혔다.

호텔서 바라본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호텔서 바라본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데 산티스 가문이 운영을 맡은 지 50년이 넘었다. 오는 7월 10일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가족이 직접 운영하는 호텔답게 운영은 섬세하고 현지의 감도가 곳곳에 녹아 있다.


호텔 로비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호텔 로비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도착하자마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차창 너머로 보이던 풍경이 그대로 이어졌고, 숨 쉴 때마다 기분이 달라졌다. 장미 향이 감도는 로비에 들어서면 이름을 기억하는 직원이 먼저 다가온다.

호텔 로비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호텔 로비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높은 창 너머 호수와 산맥이 창틀을 가득 채운다. 아르누보 양식의 외관, 고풍스러운 색채, 벨에포크 스타일의 엘리베이터가 20세기 초 유럽의 화려함을 그대로 간직한다. 건물은 대칭을 이루고 푸른 물빛과 정원의 녹음을 가득 담아낸다.

플라워스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플라워스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코모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수영을 하고, 보트를 타고, 정원을 걷고, 산을 오르며 하루를 충분히 채울 수 있다. 막상 호텔에 도착하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을 택하게 됐다. 선베드에 누워 바람과 햇살만 느껴도 충분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휴식법 ‘돌체 파르 니엔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오는 충만함이라는 말이 이곳에선 설명 없이도 이해된다. 묵는다는 말보다 머문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공간이다.


이탈리아 휴식법 ‘돌체 파르 니엔테’를 구현한 공간
플라워스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플라워스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돌체 파르 니엔테’는 이탈리아식 여유다. 목적 없이 풍경을 바라보고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그저 존재하는 것 자체에 집중한다. 이탈리아에서의 하루를 이보다 더 잘 보낼 방법은 없다.

호텔서 바라본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호텔서 바라본 풍경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코모에서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풍경을 스케치했고, 국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는 대표 오페라를 이곳에서 구상했다.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는 이곳에서 문장을 얻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전쟁 후 벨라지오에 머물렀다. 배우 그레타 가르보는 이 호텔을 ‘행복하고 햇살 가득한 곳’이라 불렀다.

객실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객실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객실 수는 총 90개. 76개 객실과 14개 스위트로 나뉜다. 프레스티지 룸과 디럭스 룸은 호수 또는 정원 전망 중 선택 가능하다. 객실에는 미니바, 무알코올 음료, 생수가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욕실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욕실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욕실 어메니티는 호텔을 위해 제작한 아쿠아 코모(Aqua Como)다. 코모 호수의 바람과 정원을 모티프로 삼아 에르메스가 조향했다. 오렌지색 포인트는 플로팅 부두 파라솔까지 이어진다.


욕실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욕실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욕실은 대리석으로 꾸몄다. 더블 세면대, 워크인 레인 샤워, 욕조는 기본이다. 레이크사이드 테라스 스위트는 호수와 산맥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는 방이다. 스위트 중 ‘스위트 그레타’는 배우 그레타 가르보의 이름을 따 왔다. 호텔 전체에는 색감이 또렷하다.

로비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로비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라운지엔 오렌지, 푸시아, 라임그린 소파가 있고 패브릭은 코모 실크다.

플로팅 풀, 워터 온 워터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플로팅 풀, 워터 온 워터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수영장은 세 곳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호수 위에 떠 있는 듯한 플로팅 풀, 워터 온 워터(Water on Water)다. 코모 호수 위 부유식 수영장으로 호텔 대표 명소다. 파라솔이 늘어선 선착장과 이어지고 바로 옆에는 칵테일 바 지아코모 알 라고가 있다.

플라워스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플라워스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정원 깊숙한 곳에는 플라워스 풀(Flowers Pool)이 있다. 온수 풀이고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라이프가드가 상주한다.

실내 온수 인도어 인피니티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실내 온수 인도어 인피니티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실내 온수 인도어 인피니티 풀은 성인 전용이다. 빌라 에밀리아와 연결돼 스파 후 바로 이용 가능하다. 유리창 밖 호수가 펼쳐지고 라운지에는 간단한 스낵과 음료가 놓여있다.

실내 온수 인도어 인피니티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실내 온수 인도어 인피니티 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T 스파는 18세기 건물인 빌라 에밀리아(Villa Emilia)에 있다. 실내 풀, 야외 월풀 욕조, 사우나, 스팀룸을 갖췄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제품으로 트리트먼트를 제공한다. 이 스파는 2025 독일 갈라 매거진 스파 어워즈에서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부티크 숍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부티크 숍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부티크 숍도 있다. 호텔 오너 발렌티나와 안토넬라가 이탈리아 전통 감성과 가족 운영 철학을 바탕으로 만든 브랜드 ‘센스 오브 레이크(Sense of Lake)’다.

객실 슬리퍼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객실 슬리퍼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이탈리아 디자이너와 협업한 럭셔리 액세서리, 의류, 홈웨어가 있다.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와 파살라쿠아에서만 판매한다. 무라노 유리 그릇, 린넨 등 객실 경험을 집에서도 이어갈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했다.

부티크 숍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부티크 숍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에르메스 향수 ‘아쿠아 코모’는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와 파살라쿠아의 역사와 자연을 담았다. 각 호텔 개관 연도를 상징하는 향으로 구성했다. 4개 층을 전부 쓰는 피트니스 센터도 있다.

라 테라짜 구알티에로 마르케시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라 테라짜 구알티에로 마르케시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식음업장은 5개다. 라 테라짜 구알티에로 마르케시(La Terrazza Gualtiero Marchesi)는 호수를 내려다보는 테라스에서 조식과 석식을 제공한다. 오픈 라비올리, 24K 금박을 얹은 사프란 리조또가 대표 메뉴다. 이 리조또를 완식하면 레스토랑에서 인증서를 선물로 준다.

24K 금박을 얹은 사프란 리조또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24K 금박을 얹은 사프란 리조또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조식 뷔페에는 핑크색 도넛, 초콜릿 분수, 소금 농도 다른 세 종류의 버터가 있다. 창밖 호수가 그대로 들어오고 테라스 의자는 누가 앉아도 그림이 된다. 꼭 들를 것을 추천한다.

라 테라짜 구알티에로 마르케시/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라 테라짜 구알티에로 마르케시/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레스칼레 트라토리아 & 와인 바(L’Escale Trattoria & Wine Bar)는 이탈리아 농가 스타일 요리를 캐주얼하게 낸다. 지아코모 알 라고(Giacomo al Lago)는 해변가 수영장 옆에 있다.

라 테라짜 구알티에로 마르케시/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라 테라짜 구알티에로 마르케시/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밀라노의 지아코모 밀라노에서 이어온 생선 중심 메뉴를 판매한다. T 바(T Bar)는 호텔 메인 바로, 파노라마 테라스에 자리한다. 벨라지오와 호수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고 매일 저녁 피아노 연주가 이어진다. T 피자(T Pizza)는 정원 중앙 플라워 풀 옆에 있다.

코모(이탈리아) =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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