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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쌀값 고공행진 속 ‘2000엔대’ 비축미 판매 시작… “30분만 매진”

조선일보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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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일본 도쿄 수퍼마켓 이토요카도에 정부가 방출한 비축미가 진열돼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31일 일본 도쿄 수퍼마켓 이토요카도에 정부가 방출한 비축미가 진열돼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초유의 쌀값 급등 현상에 대응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방출한 비축미가 31일 수퍼마켓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대형 수퍼마켓 이토요카도는 이날 오전 10시쯤 도쿄 오타구 오모리점(店)에서 5㎏짜리 비축미 500포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2022년 생산된 비축미로 가격은 2160엔(약 2만700원)이었다.

이날 이토요카도의 비축미는 ‘한 가족당 한 포대’ 수량 제한이 있었는데도 개점 약 30분 만에 매진됐다. 비축미를 구입한 한 30대 여성은 NHK에 “쌀을 반값에 살 수 있다고 해서 아침부터 기다렸다. 어서 쌀값이 진정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이토요카도가 판매한 비축미 가격은 이달 전국 평균 쌀값(5㎏당 4285엔)의 절반 수준이다. 일본에선 쌀값이 예년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는 이른바 ‘레이와(2019년부터의 일본 연호)의 쌀 파동’ 사태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내각은 지난 3월에도 비축미를 대량 방출했지만 즉각적인 가격 하락 효과는 없었다. 이를 두고 방출된 비축미 대부분을 낙찰받은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가 의도적으로 파동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경쟁 입찰 방식으로 비축미를 방출했는데, JA전농이 비싼 값을 불러 우위를 점한 뒤 일부러 출하를 지연해 공급 병목 현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JA전농의 지지를 받는 집권 자민당의 이른바 농림족(族) 정치인들도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시바 내각은 비축미 방식을 경쟁 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바꿔 비축미를 과거 입찰 때의 절반값에 도매업자와 대형 소매점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취임한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농림수산상이 진두지휘를 맡았다.

그리고 이날 고이즈미가 수의계약으로 방출한 비축미가 시중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생활용품 업체 오야마아이리스도 이날 지바·미야기현 점포에서 비축미 판매를 개시했다. 쌀 포대엔 비축미임을 표시한 스티커를 붙여놓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수의계약 물량을 확보한 수퍼마켓 이온, 잡화점 돈키호테 등도 내달 1일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NHK는 “가격을 억제한 비축미가 유통되면서 급등하는 쌀값이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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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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