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CSIS 한국석좌 분석
“4,500명 철수 시 주한미군 병력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4,500명 철수 시 주한미군 병력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주한미군 4500명 감축은 북한의 군사적 오판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 석과는 30일(현지시간) CSIS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4500명을 철수한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우리는 미국 국방부와 미군 내부에서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판단을 한 이유에 대해 “주한미군 감축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1955년부터 1960년까지 이어진 역사에서 정기적으로 주한미군 규모를 조정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9·11테러 이후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치르기 위해 한반도에서 한 여단을 이라크로 파병했고, 그 병력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하며 “그 결과 현재 주한미군 병력은 2만 3000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철수가 “주한미군 병력은 2만명 이하로 감소시키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4500명 규모의 여단 철수가 한반도 방어 능력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2만명의 병력은 여전히 북한의 공력에 대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이며, 공중지원, 위성 정찰, 정보제공 등의 미국의 역할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문제는 ‘북한이 어떻게 인식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억제란 단순한 병력 규모보다 상대의 인식과 신호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미국의 철수 움직임을 약화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여러모로 외교안보적으로 자신감을 키우는 시기에 미군 철수가 이뤄지는 것은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외화, 군사기술, 에너지 등을 제공받고 있으며, 중국과의 무역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초과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약속이 관세·안보공약 등 여러 분야에서 흔들리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가 아닌 대만과 제2열도선에 군사적 중점을 옮기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빅터 차는 실제로 자신이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1기와 2기 취임 첫 100일 간 북한의 도발 횟수가 닉슨 이후 어떤 대통령보다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라고 강조하며, “이 시기처럼 북한이 도발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미군 철수는 잘못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빅터 차는 “여단 철수가 방어 능력을 무너뜨리지는 않지만,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는 억제력의 신호를 흐릴 수 있다”며,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 미국은 확고한 동맹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