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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혜성이 최근 부진을 씻어내며 6월 첫 날에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등 맹활약했다.
그의 소속팀인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도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다퉜던 라이벌 뉴욕 양키스에 대승을 거두며 웃었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 18-2로 크게 이겼다.
이날 김혜성은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시즌 2호 홈런을 터트리는 등 4타수 4안타 2타점 볼넷 1개로 다저스 입단 뒤 빅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붙었던 두 팀의 경기는 미국의 지상파 방송인 폭스 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미국 야구팬들이 'MLB 최대 라이벌전'에서 김혜성의 명품 플레이를 제대로 확인한 셈이 됐다.
김혜성은 그간 2루수 혹은 중견수로 나섰다. 2루수로 9번, 중견수로 3번 선발 출전했다.
이날은 달랐다. 김혜성이 MLB 입성 뒤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마이애미 말린스전, 애슬레틱스전에 유격수를 보긴 했으나 선발 출전은 아니었다. 이번엔 주전 유격수로 스타플레이어인 무키 베츠가 발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김혜성에게 해당 포지션 기회가 돌아갔다. 2루수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로 나섰던 토미 에드먼이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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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앤디 파헤스(중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에드먼(2루수)~김혜성(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수비 핸디캡 속에서도 김혜성은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다저스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시즌 타율이 0.366에서 0.422(45타수 19안타)로 급상승하면서 지난달 중순 '공포의 9번 타자' 모습을 되찾았다.
김혜성은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경기에 선발로 나온 이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닷새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혜성은 지난달 4일 빅리그에 올라왔다.
당시 다저스는 이날 2루수와 중견수를 오가던 에드먼을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렸다. 발목 부상을 당한 에드먼의 공백을 김혜성이 메우기 위해 빅리그 콜업을 받은 것이다. 이에 더해 또 다른 야수 에르난데스도 왼쪽 내전근을 다치면서 김혜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콜업 첫 날 대수비, 다음 날 대주자로 출전하며 한국인 28번째 메이저리거가 된 김혜성은 지난달 6일 경기부터 타석에도 들어서면서 조금씩 빅리거 모습을 갖췄다.
특히 지난달 15일 애슬레틱전에선 빅리그 데뷔 홈런을 쏘아올렸고, 하루 뒤인 같은 달 16일 애슬레틱전에선 3타수 3안타 2타점 4득점 2볼넷 1도루 활약을 쏟아내며 타율 0.429, OPS 1.038을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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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저스는 에드먼과 에르난데스가 돌아왔음에도 김혜성을 잔류시켰다.
하지만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김혜성의 출전 기회는 이후부터 점점 줄었다. 김혜성은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왼손 투수가 나오는 날엔 선발에서 무조건 빠졌는데 지난달 말엔 오른손 투수가 등판하는 날에도 선발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일이 빚어졌다.
5일 만에 선발 기회를 잡은 김혜성은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인 윌 워렌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벌이다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선 시즌 2호 홈런을 폭발했다.
다저스는 1~2회에 각각 4점을 뽑으면서 일찌감치 8-0으로 크게 앞선 상황이었다. 김혜성은 2사 2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뒤 양키스의 두 번째 투수인 좌완 브렌트 헤드릭의 8구째 시속 148.4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날렸다.
김혜성이 왼손 투수에 약하다는 선입견을 한 방에 날린 통쾌한 대포였다. 특히 비거리가 125.6m에 달하는 큼지막한 홈런이었다.
투런포는 지난 5월 24일 뉴욕 메츠와 경기에서 안타를 친 이후 8일 만에 나온 안타란 점에서도 값어치가 있었다. 다저스는 순식간에 10-0까지 달아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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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의 방망이는 빅리그 첫 투런포를 폭발한 뒤부터 더욱 뜨거웠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선 뒤 상대 4번째 투수 마크 라이터 주니어의 2구 151.6km 싱커를 때려 안타로 연결했다.
이후 오타니의 안타, 프리먼의 1타점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김혜성은 이날 경기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6회에 다시 등장한 김혜성은 무사 1루에서 양키스 5번째 투수 예리 데 로스 산토스에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무사 1루에서 좌측에 2루타를 뿜어내 4타수 4안타를 완성했다.
볼넷을 포함하면 총 5차례 출루하면서 9번타자 답지 않게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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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의 활약은 공격에서 끝나지 않았다.
3회엔 수비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저스의 무사 1, 2루 위기에서 요빗 비바스의 타구를 직선타로 잡아낸 김혜성은 곧바로 2루 베이스로 몸을 날려 귀루하던 2루 주자 오스틴 웰스까지 잡아내는 등 더블플레이를 이끌어냈다.
원심은 2루에서 세이프였으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아웃 판정이 내려졌다.
김혜성은 6회부턴 중견수로 이동했다. 양키스 간판타자 에런 저지의 담장을 맞고 나오는 타구를 잡아 곧바로 2루에 송구, 2루로 뛰던 저지를 잡아내는 보살을 기록했다. 중견수 수비가 익숙하지 않음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양키스에 이틀 연속 승리를 거둔 다저스는 36승 22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를 굳게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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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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