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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더블로 가’ 美 철강 관세 25→50%… ‘콜’ 외친 EU “보복 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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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미플린에 있는 US스틸 공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춤을 추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미플린에 있는 US스틸 공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춤을 추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 제품에 부과 중인 25%의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이 맞불 보복관세를 예고하면서 ‘대서양 무역전쟁’이 일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US스틸 공장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미국 철강 산업을 더욱 탄탄하게 할 것”이라며 지난 3월 12일부터 부과한 25% 관세를 50%로 2배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알루미늄’을 추가했다. 시행 시점은 6월 4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깜짝 관세 인상’ 발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연계돼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미플린에 있는 US스틸 공장에서 연단으로 향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미플린에 있는 US스틸 공장에서 연단으로 향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50% 관세’가 현실화하면 한국의 철강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철강·철강제품은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여섯번째로 규모가 크다.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은 43억 5000만달러로 전체 철강 수출액 332억 9400만달러의 13.1%였다. 전체 대미 수출액 1277억 9100만달러의 3.4% 수준이다.

지난 3월부터 부과된 25%의 품목별 관세만으로도 철강 수출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철강 총수출액은 25억 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4% 줄었고,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 2000만달러로 20.6% 급감했다. 올해 1~4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13억 84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0.2% 감소했다.

IBK경제연구소가 2월에 발표한 ‘미국 보편관세가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 철강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을 때 올해 대미 철강 수출액은 11.4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에 대입하면 약 5억달러(7000억원) 규모다. 관세율을 25%에서 50%로 높이면 대미 철강 수출 감소액은 조단위로 커진다는 의미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네 번째 철강 수입국이다. 미국 국제무역청(ITA)이 집계한 지난해 주요국별 대미 철강 수출액은 캐나다 71억 4000만달러(23%), 멕시코 35억달러(11%), 브라질 29억 9000만달러(9%), 한국 29억달러(9%) 순이었다. 대부분 동맹·우방국인 까닭에 ‘철강 50% 관세’를 협상용 카드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과 통상협의에 나선 국가들이 25%의 관세를 낮추려고 하자 되레 50%로 높여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우르줄라 폰 데어 레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그는 4월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면적인 새로운 관세를 90일 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EU도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90일 간 보류하고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할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고 밝혔다. AP 뉴시스

우르줄라 폰 데어 레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그는 4월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면적인 새로운 관세를 90일 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EU도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90일 간 보류하고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할 여지를 남겨둘 것”이라고 밝혔다. 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로 인상한다고 밝히자 EU가 보복 관세를 시사하며 대응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이 철강 수입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EU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위해 대응 조치를 보류한 상태”라면서 “EU는 이번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 추가적인 대응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으면 EU의 추가적인 조치는 7월 14일부터 자동으로 발효될 것”이라면서 “상황에 따라 더 일찍 발효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또 “글로벌 경제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하며, 대서양 양측의 소비자와 기업에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 협상을 통한 해결책 모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이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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