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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직격탄 맞은 자동차…새 정부, '협상 패키지' 속도 낼 듯

노컷뉴스 CBS노컷뉴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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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대미 자동차 수출, 전년 동월 대비 32% 급감…전체 수출 1.3% 감소
미국, 중국 양대 시장서 수출 감소세 뚜렷…새 정부 출범 이후 협상안 마련 박차 가할 듯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트럼프표 관세'로 인해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면서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넉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경제 지표 악화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주력 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며 5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관세와 저유가 등의 영향을 받은 품목들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전체적인 실적이 뒷걸음질을 친 것이다.

이른바 한미 간 '협상 패키지'를 통해 관세와 미국 무역적자, 한미 방위비 분담금 등이 얽힌 고차방정식을 풀어내야 하는 새 정부의 어깨도 무겁다.

반도체에 웃고 자동차에 울었다…수출, 4개월 만에 감소세 전환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한 572억 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월간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2023년 10월부터 작년 12월까지는 15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는 흐름을 이어왔다.

산업부에 따르면, 5월에는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를 포함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선박, 바이오헬스 등 5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HBM·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정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인 138억 달러로 작년보다 21.2% 증가해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스마트폰 수출이 4억 2천만 달러로 30.0%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3.9% 증가한 13억 달러를 기록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컴퓨터SSD 수출은 2.3% 증가한 11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하지만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62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했다.


'트럼프 관세'와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신공장의 가동 확대 영향으로 미국 수출이 32% 급감한 것이 주효했다. 다만 유럽연합(EU)으로의 전기차 수출이 37.6% 증가해 이러한 부분을 상쇄해 4개월 연속으로 60억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유지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진 데 따라 석유제품 수출은 36억 달러로 20.9% 감소, 석유화학 수출은 32억 달러로 20.8% 감소를 각각 기록했다.

철강도 단가 약세와 글로벌 건설 경기 위축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이 12.4% 감소한 26억 달러로 나타났는데, 3월부터 25% 관세가 부과 중인 미국 수출은 20.6% 감소했다.


대미·대중 수출 나란히 빨간불…새 정부, 관세 '협상 패키지' 총력 나서야


트럼프 미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미 대통령. 연합뉴스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의 감소세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9대 주요 지역별 수출을 보면, '트럼프 관세'의 직접 영향을 받는 대미 수출은 100억 달러로 8.1% 감소했고, 대중 수출도 104억 달러로 8.4% 줄었다.

자동차 수출 타격의 여파로 대미 수출은 8.1% 감소한 100억 달러로 전월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중국 수출액은 최대 수출 품목인 석유화학 등 수출 감소로 전년 대비 8.4% 줄어든 10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대아세안 수출액 역시 같은 이유로 1.3% 감소한 100억 달러에 그쳤다.

9대 지역 중 수출이 늘어난 곳은 EU(4.0%)와 CIS(34.7%) 두 곳이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미국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와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5월에는 국제유가가 60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급감, 수출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관세 사정권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려대 경제학과 강성진 교수는 "자동차 수출의 낙폭은 관세가 이미 부과돼 지난달부터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본격화하고 있지 않은 반도체 역시 조만간 미국발 관세의 영향을 점차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만, 일본 등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우리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관세 부과 유예가 종료되는 시점인 다음달 8일까지 '협상 패키지' 마련에 주력하는데, 여기엔 자동차·철강 등을 포함한 모든 관세의 철폐를 비롯해 우리나라와 미국의 조선업 협력과 에너지 수입 확대, 대미 투자 증대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3일 대선을 통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 관련 준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미무역적자와 흑자 수위를 조정하는 등 과정에서 협상안이 우리 입장에서도 내실 있게 마련돼야 하는 압박은 커지고 있다.

강 교수는 "관세 사태의 배경엔 미국의 극심한 무역적자와 국가부채가 있는데, 1980년대 플라자협정 당시와는 달리 미국 입장에서 협상이 어렵고 우방국도 아닌 중국이 이러한 구조의 한가운데 있다는 점에서 이런 극단적인 카드가 나온 셈"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도 방위비 분담금, LNG, 조선 등을 패키지로 한 '빅딜'을 제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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