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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 위기인데…현대차 노사갈등 조짐, 한국GM은 '내홍'

파이낸셜뉴스 최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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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 위기인데…현대차 노사갈등 조짐, 한국GM은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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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순이익 30%, 4조원 달라" 요구
'철수설' 휩싸인 한국GM, 노조는 "대규모 임금 인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부품 관세 부과로 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 부두에 수출을 위해 선적을 대기 중인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부품 관세 부과로 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 부두에 수출을 위해 선적을 대기 중인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을 시작하면서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마저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동조합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정년 연장 등을 적극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관세 등에 따른 어려움을 피력하며 당혹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상여금 900%와 최장 64세 정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특히 노조의 요구안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해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은 13조2299억원인데, 여기에 30%인 3조9690억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을 시작하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4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면서 노사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로 한국 '철수설'까지 불거진 한국GM은 내홍에 휩싸였다. 대미 수출 비중이 85%에 달하는 한국GM은 지난달 28일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 및 활용도가 낮은 시설과 토지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한국GM은 수익성 증대를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일부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이번 조치는 "절대 철수가 아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지만, 한국GM 자산 매각 방침에 노조는 "7000여명의 조합원에 대한 선전포고이고,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당기순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의 500%를 격려금으로 지급하는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다. 이 같은 요구안이 현실화할 경우 1인당 6000만원이 넘는 성과급과 격려금이 지급돼야 한다.

GM의 본사 경영진들은 한국GM 생산량을 당장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외신 등에 따르면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제41차 번스타인 콘퍼런스콜에서 한국GM에서 생산 중인 쉐보레 트랙스와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엔비스타의 수입량 조정 여부를 묻는 말에 "이들 차량의 수익 기여도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한국은 미국의 주요 파트너로 남을 것이고, 이는 낙관적"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지속될 경우 철수설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의 강경 행보가 이어지면서 관세 등 대외 리스크와 맞물려 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더 커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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