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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숲교회 정재윤 목사, '교회 이름에 목회 철학과 가치 담아'

노컷뉴스 충북CBS 최영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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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숲교회, 2023년 청주시 남일면 가중2리 개척
교회 이름, 각자가 세워져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공동체 의미
사랑의 둥지 사역, '홀로 어르신' 섬겨
하나님 영접 이후, 아버지 말기암 완치 기적
핵심요약
■ 방송 : 충북CBS 라디오 청주 FM 91.5MHz, 충주 FM 99.3MHz (13:05~13:35)
■ 제작 및 진행 : 최영실 아나운서
■ 출연 : 정재윤 목사(나무숲교회)

청주시 남일면 가중2리 나무숲교회 전경. 자료사진

청주시 남일면 가중2리 나무숲교회 전경. 자료사진



◇ 진행자:나무숲교회 정재윤 목사님이 너무 좋아하신다는 찬양이라 오늘 선곡해봤습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 정재윤:반갑습니다. 나무숲교회 정재윤 목사입니다.

◇ 진행자:신록의 계절답게, 목사님께서 성령의 피톤치드를 몰고 오신 것 같아요. 이 스튜디오는 사방이 막혀 있는데도, 목사님이 오시니까 상큼한 기운이 가득해진 느낌이에요. 방송 찬양 나가는 사이에도 여러 얘기를 나눴는데, 정말 산소를 호흡하는 기분이었어요.

◆ 정재윤: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저도 숨통이 트이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우리 청취자분들도 목사님 말씀 들으면서 모처럼 상큼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네요. 목사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정재윤:네, 반갑습니다. 저는 나무숲교회 정재윤 목사입니다. 한 아내의 남편이자, 9살 쌍둥이 남매와 8살 막내까지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개척한 지는 이제 2년이 지나 3년 차에 접어들었고요. 20여 명의 성도님들과 함께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2023년에 세 아이 육아 중에 교회를 개척하셨다고요?

◆ 정재윤:네, 맞습니다. 사실 개척에 대한 마음은 15년 전부터 있었는데요. 쌍둥이와 막내 아이가 차례로 태어나면서 아내의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그래서 제가 약 5년 반 동안 육아를 도맡아 했습니다. 그로 인해 개척이 조금 늦어졌지만, 오히려 그 시간이 아내와의 관계를 단단하게 하고 개척에 대한 부르심과 확신을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그동안 교회 건축도 하시고 바쁘셨겠어요?


◆ 정재윤:네, 정말 바빴습니다. 교회 건축도 하고, 성도님들과 신앙생활도 함께하고, 사람도 세우고, 많은 분들을 만나고 또 도움도 받으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깊은 행복감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요.

◇ 진행자:'나무숲교회'라는 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름 정할 때 고민 많이 하셨죠?

◆ 정재윤: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2023년 1월 1일이 첫 모임이었는데, 일주일 전까지도 교회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름이 곧 교회의 정체성이잖아요. 목회 철학과 가치가 담겨야 하니까요. 첫 모임에서 '나무숲교회'라는 이름을 제안했지만, 사실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이 이름은 아닌 것 같기도 한데요, 일주일만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정말 잘 지은 이름이라 생각됩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모여 숲을 이루듯,한 사람 한 사람이 세워져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무숲교회 초신자 사역현장 자료제공

나무숲교회 초신자 사역현장 자료제공



◇ 진행자:그리고 개척하신 곳이 고향 마을이라면서요?

◆ 정재윤:제2의 고향이라 할 수 있어요. 아버지께서 편찮으시면서 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고,그곳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개척에 대한 소망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부모님도 그 지역에서의 개척을 함께 소망하시게 되었고,그때부터 15년 동안 준비해 왔습니다.

◇ 진행자:개척은 쉬운 일이 아니죠. 목사님도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 정재윤:네, 맞습니다. 저는 '행복한 목회'를 꿈꾸며 개척했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돕는 분들도 있고, 기쁜 일도 많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제 자신이었습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들, 과거의 실패, 조언들, 이런 것들이 저를 흔들게 하더라고요. 목사가 흔들리면 작은 배가 바람만 불어도 휘청이듯, 교회 전체가 흔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그러한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쉽지 않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요즘은 교회에 새신자보다 수평 이동이 많다고 하는데,나무숲교회는 초신자 비율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 정재윤:맞습니다. 저희 교회의 60~70%가 초신자 또는 새신자이세요. 개척 전에 저희 가족이 먼저 그 마을로 이사를 갔거든요. 그곳에서 좋은 이웃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아이들이 셋이다 보니, 동네 어르신들께서 참 반겨주셨어요. 아이들과 함께 어르신들을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음식을 나누고,필요한 게 있으면 도와드리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웃이 되었습니다. 그런 관계가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결국 교회로 발걸음을 옮기게 만든 것 같습니다.

◇ 진행자:이웃 주민으로 오신 분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로 연결되셨군요?

◆ 정재윤:네, 맞습니다. 제가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하나님이 보내주신 것 같아요. 특별한 일들이 그때마다 생겼고, 그 위기가 교회와 연결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연결고리는 '함께 밥 먹기'였어요.밥을 함께 먹으면서 서로 이야기하고, 속 이야기도 나누고,아픔도 공유하면서 점점 가족 같은 공동체가 되어갔습니다.

◇ 진행자:정말 밥상을 마주하고 나누는 게 중요하네요. 사람을 알아가고 친해지기 위해서는 함께 밥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목사님께서 하시는 '사랑의 둥지' 사역 이야기도 감동적이던데요. 절기 때만 잠깐 섬기는 것이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을 전적으로 섬기는 사역이라고 들었습니다.이 사역도 소개해 주세요.

◆ 정재윤:네, 저희 교회는 개척 교회이다 보니 물적, 인적 자원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한 일은 반찬을 나누거나, 어르신들을 자주 찾아뵙거나, 마을 청소를 돕는 등의 활동이었어요. 그러던 중에 서울 강남 중앙침례교회에서 진행하는 'RCP 리칭 아웃 설치 프로젝트(RCP 프로젝트)'에 저희 교회가 신청을 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선정되어 후원금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작년 9월에 협약식을 맺고 지역을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요. 사업 계획을 '둥지 만들기, 둥지 돌보기, 둥지 채우기, 둥지 지키기, 둥지 확장하기'로 세부 항목을 나누어서 구성해봤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을
위한 사역 가운데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어요. 홀로 계신 어르신들, 소위 독거노인이라고 부르잖아요. 그런데 그 어르신들 중에서도 '자녀가 있는 독거 어르신'과 '무의탁 어르신'으로 나뉘더라고요. 무의탁 어르신은 의지할 자녀도, 돌볼 사람이 없어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어요.

그래서 전기기능장협회 회원들과 함께 그분들의 오래된 전기 시설을 교체해드리는 봉사를 진행했습니다. 전선이 50년 이상된 경우도 있었는데, 너무 낡아 화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봉사자들이 "정말 큰일 날 뻔했다"고 할 정도였죠. 전기 시설을 전면 교체해드렸습니다. 그 외에도 마을 행사에 교회가 적극 참여하고, 인원이 부족하면 성도들과 함께 어르신을 섬기기도 했습니다. 꽃을 심고, 겨울에는 제설작업, 여름에는 제초작업도 함께 했습니다.

또 어르신들께서 문화생활에 대한 갈망이 있으시더라고요. 근처에 좋은 장소가 있어도 가보지 못하고, 극장은 언감생심이죠. 저희 교회는 그러한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영화를 함께 관람하거나, 아프신 분들을 찾아뵙고 민원을 해결해드리며 섬기고 있습니다.이 마을이 사랑으로 가득 찬 둥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년 9월부터 '사랑의 둥지'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무숲교회 자료제공

나무숲교회 자료제공



◇ 진행자:마을 전체가 정말 사랑의 둥지 같네요. 꽃을 심거나 나무를 가꾸는 일은 또 어르신들이 더 잘하시잖아요?

◆ 정재윤:그럼요. 어르신들이 꽃 심을 때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였는데도 어린이들과 함께 너무 기쁘게 참여하셨어요. 모종을 나르고, 땅을 파고, 돌을 고르고, 풀을 뽑고, 물도 주시고요. 아이들에게도 알려주시고 가르쳐 주셨죠. 이렇게 전 세대가 어우러져서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경험이 되었어요. 요즘에는 이런 경험이 많이 부족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진행자:마을도 예뻐지고, 공동체도 살아나고요. 목사님은 어떻게 하나님을 섬기게 되셨는지요?

◆ 정재윤:저는 23살에 예수님을 처음 영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교회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어요. 주일학교나 여름성경학교, 부활절이나 성탄절 행사도 전혀 참석한 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었죠. 아버지께서 교회에 대해 굉장히 완고하셨거든요. 고모님들이 교회를 다니셨고, 저희를 보내보라고 권유하셨지만 아버지께서 절대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그러던 중 아버지가 50세 때 인후암 4기, 말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도 수술은 불가능하고, 항암치료의 성공 확률도 낮다고 했죠.

그때 아버지가 완전히 무너지셨습니다. 우리나라 최고 병원과 의사도 방법이 없다 하니. 그때 고모님들이 제가 다니게 된 모교회 목사님과 성도들을 집으로 초청하셨고, 그 자리에서 아버지, 어머니, 저, 모두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은 당시 군복무 중이었는데, 제대 두 달을 남기고 군대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죠. 그렇게 저희 가족이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놀랍게도 아버지는 진단 6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으셨어요.

◇ 진행자:오진 아니었을까요?

◆ 정재윤:그럴리가 없습니다. 이미 목에 육안으로도 달걀 크기만 한 암 덩어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정말 놀라운 간증의 경험이었죠.

◇ 진행자:그리고 목사님, 예수님을 처음 만난 날, 교회도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청년이 곧바로 목회의 부르심을 느끼셨다면서요? 부르심에 응답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정재윤:맞습니다. 영접하는 순간부터 그런 마음이 생겼어요. 하지만 당시 저는 초신자였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라고 스스로 여겼죠. 이제 막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이 무슨 목회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며 말씀을 배우고, 교회 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여러 부르심에 대해 점점 확신이 생겼습니다. 2년 반 정도는 "아닙니다, 아닙니다" 하며 부인했지만, 말씀과 기도, 또 여러 사람을 통해 점점 방향이 하나로 모아지더라고요. '아, 하나님이 나를 부르시는구나' 하고요. 그래서 결국 그 부르심에 순종하여 목회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 진행자:그런데 여름 성경학교도 한 번 안 가보시고, 크리스마스 때 교회도 한 번 안 가보셨던 분이 아동부 지도를 하셨다니요?

◆ 정재윤:맞아요. 교회에 간 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였어요. 아버지를 고쳐주신 것이 너무 감사해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하며 봉사할 일을 찾았죠. 그런데 초신자다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속으로만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주일학교 선생님이 오셔서 "한번 봉사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어요.
"저는 성경 지식도 없고 아무것도 모릅니다"라고 정중히 거절했지만, 곧 담임목사님도 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주일학교에서 보조교사로 봉사해보면 어떻겠냐"고요.

그래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정식 교사가 되었어요.주일학교에서 아이들 눈높이로 말씀을 접하다 보니, 오히려 제 신앙이 크게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 눈높이에서 신앙의 기초를 다지고 자랄 수 있었던 것, 그게 저에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나무숲교회 마을꽃가꾸기 사역현장. 자료사진

나무숲교회 마을꽃가꾸기 사역현장. 자료사진



◇ 진행자: 지도를 하셨다기보다는, 오히려 함께 성장하신 거네요?

◆ 정재윤:맞습니다. 함께 성장한 거죠.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마음보다도, 그 안에서 제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자랐습니다.

◇ 진행자: 목회 현장에서 감정적으로 지치거나 힘든 순간들도 많이 있으셨을 텐데, 그런 고난은 어떻게 이겨내시나요?

◆ 정재윤:정기적인 말씀 묵상과 기도 생활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저에게 큰 힘이 되는 건, 함께 신앙생활하며 삶을 나눌 수 있는 동역자 모임이에요. 목사님들과 사모님들 모임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적인 얘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진짜 삶을 나눕니다. 나누다 보면 내 감정의 어려움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스스로 알게 되기도 하고, 선배 목사님이나 사모님들이 자기 이야기를 해주실 때, 그 이야기와 제 상황이 겹치면서 제 문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기도 해요. 그러면 해소가 되고, 마음이 풀리고, 다시 힘을 얻게 되더라고요. 그런 동역자들과의 정직한 나눔을 통해 감정을 회복하고, 다시 사역의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됩니다.

◇ 진행자: 알겠습니다. 목사님이 좋아하시는 찬양, '길을 만드시는 분(Way Maker)' 준비해 봤어요. 찬양 들으면서 오늘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CBS 만나, 오늘은 청주시 남일면 가중2리에 위치한 나무숲교회의 정재윤 목사님과 함께했습니다. 나무 한 그루가 숲을 이루듯,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가 지역과 세상을 바꾸는 시작이 되기를 소망하며, 오늘 이 귀한 만남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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