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1년 6개월간 치밀히 준비해와
"새로운 형태의 전쟁 서막 열렸다" 평가
1일(현지시간) 이뤄진 우크라이나의 대(對)러시아 무인기(드론) 기습 공격을 두고 '골리앗의 폐부를 급습한 다윗의 전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전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러시아에 예기치 못한 치명상을 입히면서,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거미줄 작전'으로 명명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이 특히 주목받는 까닭은 일반적인 21세기 전쟁 수행 방식과 완전히 다른 "과감하고도 대담한 전략"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년 6개월 9일 동안 준비해 왔다고 밝힌 공습의 '히어로'는 고작 가로·세로 길이가 수십 ㎝에 불과한 소형 드론이었다. 드론 수십 대를 몰래 화물 트럭에 실어 러시아 본토 깊숙이 옮겨다 놓고 공군기지를 향해 발사하자, 주력 전략폭격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Tu-95, Tu-22M, Tu-160, A-50 등 공습 시 사용되는 러시아 전략 자산들이 대거 파괴된 것이다. 미국 정부 관리 및 군사 분석가들은 "중요한 점은 600달러짜리 드론으로 1억 달러 이상의 전투기를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피해 규모가 70억 달러(약 9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새로운 형태의 전쟁 서막 열렸다" 평가
![]() |
1일 우크라이나에서 4,000㎞ 떨어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를 투하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럭이 불에 타고 있다. 이르쿠츠크=AP 연합뉴스 |
1일(현지시간) 이뤄진 우크라이나의 대(對)러시아 무인기(드론) 기습 공격을 두고 '골리앗의 폐부를 급습한 다윗의 전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전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러시아에 예기치 못한 치명상을 입히면서,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약세' 우크라이나의 대담한 공격
2일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거미줄 작전'으로 명명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이 특히 주목받는 까닭은 일반적인 21세기 전쟁 수행 방식과 완전히 다른 "과감하고도 대담한 전략"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년 6개월 9일 동안 준비해 왔다고 밝힌 공습의 '히어로'는 고작 가로·세로 길이가 수십 ㎝에 불과한 소형 드론이었다. 드론 수십 대를 몰래 화물 트럭에 실어 러시아 본토 깊숙이 옮겨다 놓고 공군기지를 향해 발사하자, 주력 전략폭격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Tu-95, Tu-22M, Tu-160, A-50 등 공습 시 사용되는 러시아 전략 자산들이 대거 파괴된 것이다. 미국 정부 관리 및 군사 분석가들은 "중요한 점은 600달러짜리 드론으로 1억 달러 이상의 전투기를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피해 규모가 70억 달러(약 9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 같은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효과적인 방법은 중기관총이다. 실제 러시아는 흑해에서 이뤄진 우크라이나의 해상 드론 공격을 중기관총을 사용해 방어했으나 이날 공격에선 속수무책이었다. "러시아가 이런 유형의 공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미 CNN방송은 분석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의 안보 전문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는 이번 작전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감행한 진주만 공습에 비견하며 "전쟁의 규칙을 다시 썼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일본이 1941년 2월 하와이를 공격해 항공모함이 해군 전력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한 것처럼, 기존 무기 체계가 구식이 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 |
2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한 여성이 밤새 연합 공격을 받아 파손된 집을 지나가고 있다. 하르키우=EPA 연합뉴스 |
시간 끌었던 러, 내부 치명타… 동요 가능성
실제 러시아의 피해 규모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존심에 엄청난 타격을 입힌 점은 분명하다는 것이 서방 분석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브뤼셀 에그몬트 연구소의 스벤 비스콥 소장은 "푸틴이 전장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시점에 그의 세력이 실제로는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것이 전쟁의 흐름을 당장 바꾸진 않겠지만, 러시아가 얻는 모든 승리에는 막대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이번 공습을 계기로 향후 전쟁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CNN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각각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교활한 드론 공격은 러시아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전쟁의 서사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3년째 이어지는 전쟁을 무한정 계속할 수 있다는 내부적 인식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 또한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 전력이 크게 손상되면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과 향후 전쟁을 수행할 역량이 크게 약화돼 광범위한 지정학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주예 기자 [email protect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