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 이재명 실용주의 외교에 기대감
"보완관계던 한중 경제, 경쟁관계 전환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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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04. |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 외교'에 따른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중국 측의 기대감이 고조된다. 다만 한중 관계가 과거 경제·산업적 보완관계에서 일부 경쟁관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손꼽힌다. 경쟁 속 협력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
4일 중국 주요언론들은 일제히 이 대통령 당선 소식을 비중있게 전했다.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특히 "새롭게 출범한 한국 정부가 중국과 관계에서 보다 균형잡힌 외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진단했다.
매체는 또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협력의 틀은 유지하되,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회복과 북한과 긴장 완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외교적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중국과의 안정적 관계는 한국 및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이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영 신화통신 역시 지난 3일 치러진 한국 대선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이 대통령 당선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아직 중국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부 의사를 거의 100% 반영하는 중국 관영언론 구조상 사실상 관영언론 보도는 사실상 중국 정부가 이 대통령과 새 정부에게 원하는 정책방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은 선거 전부터 한국 외교 정책을 이전 정부의 가치외교 중심에서 벗어나 실리외교로 전환하겠다고 주장해 왔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 및 러시아와 경제적 상호 의존성과 지리적 인접성을 강조하며 두 다라와 관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해 왔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도 이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개선될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동샹룽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 언론에 "이재명 외교정책은 전임 정부 가치 외교에 대한 반성과 실용적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형성될 것"이라며 "윤석열 집권기엔 정치 위기로 인해 대중 감정이 악화했고 그 틈을 타 반중정사와 음모론, 혐오 담론이 확산돼 한중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서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며 "양국은 이미 중요한 경제 무역 파트너이기도 한 만큼 한국 새 정부는 한중관계를 복원하고 재조정해야 할 과제를 안고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중 관계가 과거 경제적 상호보완 관계에서 이제는 경쟁과 보완이 혼재된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일부 산업에선 중국이 주도권을 갖는 경쟁 구도도 구체화하고 있다. 경쟁 속 협력을 어떻게 시현할지가 이재명 정부 앞에 주어진 어려운 숙제다.
시앙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이 대통령은 미국을 안보 파트너로 삼되, 중국과 경제협력도 유지하자는 입장"이라며 "다만 최근 심화한 한중 간 경제 경쟁이 한국의 이런 전통적 진보 노선에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변수와 과제에도 불구하고 한중 관계 개선을 원하는 중국 측의 기대감은 높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국제정세 및 지역정세가 복잡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한중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며 "한국이 친중정책을 유지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며, 한중관계가 악화한다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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