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노컷뉴스 언론사 이미지

권성동, 국힘 원내대표직 사퇴…"책임 회피 않겠다"

노컷뉴스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원문보기

권성동, 국힘 원내대표직 사퇴…"책임 회피 않겠다"

서울구름많음 / 21.1 °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튿날 의총에서 자진사퇴 선언
"대선 패배, 계엄·탄핵 심판 넘어 당내 분열에 대한 질책"
"권력투쟁 위해 민주당 논리, 칼처럼 휘둘러"…친한계 겨냥
민주당 향해선 "3대 특검법이 새 정부 1호 법안이어야만 하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번 대선 패배는 단순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심판에 그치지 않는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분열에 대한 뼈아픈 질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로서 저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그리고 변명할 생각도 없다.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며 "저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대선 패배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내려주신 매서운 회초리를 겸허하게 수용한다. 아울러 우리 김문수 후보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허리를 굽혀 고개를 90도로 숙이기도 했다.

앞서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김문수 후보 대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당 후보로 세우려는 이른바 '단일화 파동' 당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던 권 원내대표는 자리에 대한 욕심은 처음부터 없었다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제가 원내대표직을 맡을 때 '독이 든 성배'를 드는 심정이라고 말씀드렸다. 저는 5선이고 이미 원내대표직을 한 번 수행한 바 있었다"고 언급했다. 모두가 기피했던 직책을 떠맡은 것은 "당시 여당으로서 국가적인 위기와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누군가는 나서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거대 야당의 무리한 악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한 재의요구권 방어 100석을 지켜내기 위해서, 또 당이 '광장 에너지'에 지나치게 휩쓸려 가지 않기 위해, 대선을 앞두고 당의 분열을 막고 화합을 지켜내기 위해 당 내 일각의 지속적인 도발과 자극, 그리고 인격 모독까지 감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정권 재창출 실패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로 '계파 갈등'을 거듭 지목했다. 대선 후보가 뒤늦게 김 후보로 재확정되고 나서도, 선대위가 '원팀'이 되지 못하고 끊임없이 잡음을 빚은 일련의 상황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22대 총선 참패 이후 심화되었던 당내 계파 갈등과 분열이 우리 지지자들의 원팀 단결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더 이상의 분열은 안 된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정말 중도와 보수가 화합하고 쇄신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히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조차 뒷짐을 지는 행태, 분열의 행보를 보인 부분, 내부 권력투쟁을 위해 국민의힘을 음해하는 민주당의 논리를 칼처럼 휘두르고 오히려 이들의 칭찬을 훈장처럼 여기는 자해적인 정치행태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많다"고 날을 세웠다. 전부터 자신을 향해 지도부 사퇴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친한(친한동훈)계를 겨냥한 듯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을 나와 원내대표실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을 나와 원내대표실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으로는 전날 출범한 '이재명 정부', 여당이 된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어제 이 대통령의 취임사 중 '누구를 지지하였든 간에 국민을 섬기겠다'는 이야기가 의미 있게 들렸다. 그대로 실천한다면 우리 야당도 국민도 모두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런데 막상 새 정부 출범 첫날 민주당은 법사위 소위에서 사법부 길들이기를 위한 '대법관 증원법'을 단독 처리하더니, 오늘은 첫 본회의에서 검사징계법 개정안과 '3대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민생과 거리가 먼 '정치보복적' 법안들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게 어떤 민생 법안보다도 더 급한 법안들인가. 우리도 여당을 해봤다"며 "가장 힘이 있을 때 가장 국민에게 혜택이 고루 돌아가고 의미 있는 민생 관련 정책과 법안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기에 그 방향은 정쟁보단 민생, 진영보다는 통합이어야 했다"며 "오늘 본회의 안건을 보며 과연 이것이 새 정부의 1호 법안이어야만 했는가 (하는) 그런 안타까움이 든다"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 직후 의총장을 곧바로 빠져나갔다. 사퇴를 결심한 시점과 관련해선 "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대선에) 패배하면 사퇴하겠다는 마음을 오래 전부터 먹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의총에 앞서 예정돼 있던 회의를 돌연 취소하고, 의총 개회 시간을 연기하기도 했다. 대선 결과 관련 '책임론'에 대한 대응 등 의총 안건들을 물밑에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Z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