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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면서 5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가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4.26% 급락한 284.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당시 주가는 3% 하락 출발했지만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이 날 선 공방을 벌이는 등 갈등이 폭발하는 모습이 전해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장중 주가는 17% 이상 떨어진 273.21달러까지 내려갔다. 종가 기준 주가는 지난달 9일(298.26달러) 이후 약 한 달 만에 300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하룻새 시가총액 1520억달러(약 206조원)이 증발했다. 시가총액이 1조달러 아래로 밀리면서 9170억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감세안 등을 연일 비판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하면서 테슬라의 사업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가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불리는 감세안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실망했다"며 "일론(머스크)과 나는 좋은 관계였는데 우리(관계)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엑스(X·옛 트위터)에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패배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JP모건은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트럼프 감세안이 통과될 경우 테슬라의 연간 이익이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갈등은 향후 테슬라의 로보(무인) 택시 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머스크는 미 연방 의원들을 상대로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를 목표로 입법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머스크와 함께 실리콘밸리 파워하우스 '페이팔 마피아'의 핵심 구성원인 피터 틸이 창업한 인공지능(AI) 방산업체 팔란티어 주가도 이날 8% 가까이 떨어졌다.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이날 호재와 악재의 힘겨루기 끝에 일제히 동반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8.00포인트(0.25%) 밀린 4만2319.72에, S&P500지수는 31.51포인트(0.53%) 떨어진 5939.30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62.04포인트(0.83%) 떨어진 1만9298.45에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로 '제네바 무역 합의' 이후 처음으로 대화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장 초반 분위기는 좋았지만 트럼프-머스크 파국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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