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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 잡아라!"…사활 거는 자산운용사

머니투데이 배한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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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200조 시대③]

[편집자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순자산 200조원을 돌파한 국내 ETF 시장. 개별 주식보다는 분산투자 효과로 안정성이 높고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거래 편의성, 비용 효율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운용사 간 지나친 점유율 경쟁, 상품 베끼기 등 잡음도 있지만 ETF 시장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300조원을 향하는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요 운용사 ETF 수장들의 의견을 모아 ETF 시장의 성장 방향을 짚어봤다.

ETF 순자산액 및 점유율/그래픽=윤선정

ETF 순자산액 및 점유율/그래픽=윤선정



ETF(상장지수펀드)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ETF 시장 점유율을 두고 벌어지는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3년 사이 상위권 운용사 간 점유율이 크게 좁혀지거나 순위가 뒤집히는 등 지각변동도 있었다. 해외 상품 집중·연금 친화적 상품 구성·글로벌 운용사와의 협업 등 각 운용사는 다양한 전략으로 ETF 상품을 브랜드화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 기준 ETF 점유율 1위 자산운용사는 38.72%를 차지한 삼성자산운용이다.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33.51%), 3위는 한국투자신탁운용(8.03%), 4위는 케이비자산운용 (7.82%), 5위는 신한자산운용(3.63%), 6위와 7위는 한화자산운용(2.40%)과 키움투자자산운용(2.16%)이다.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2021년 6월 16곳에서 만 4년만인 올해 6월 27곳으로 늘었다.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순위도 크게 흔들렸다.


삼성 vs 미래에셋…쫓고 쫓기는 1, 2위 싸움

1위인 삼성과 2위 미래에셋 간 순위는 바뀌지 않았지만, 그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2021년 6월 21.81%p(포인트)였던 양사 점유율 차이는 미래에셋이 글로벌 ETF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면서 2022년 6월 3.59%p로 대폭 좁혀졌다. 이후 삼성이 2023년 6월 5.26%p로 격차를 벌렸으나, 미래에셋이 2024년 6월 2.63%p로 바짝 뒤쫓았고, 삼성이 2025년 6월 5.21%p로 다시 한 번 5%p대로 격차를 넓혔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첫 ETF 도입사로서 선점 효과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은 210개가 넘는 KODEX ETF 상품을 77조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ETF 업력이 긴 만큼 그 어떤 회사보다 오랜 경험을 가진 운용역이 포진해 있어 ETF 운용의 정교함·스킬·역량이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상품 다양화 전략으로 시장 1위 수성에 나선다. 임 본부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각기 처한 상황이 다른 다양한 투자자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드릴 상품개발에 주목하고 있다"며 "단순 상품 상장에 그치지 않고 상품 이해도 증진 및 활용법 등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기존 상품도 끊임없이 리모델링해 투자자 이익에 부합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ETF 상품으로 눈을 돌리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특히 최근 AI(인공지능)혁명으로 미국 기술주 투자 수요가 높아지자, 국내 투자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미국 중심의 해외 투자 상품을 확대하며 1위와의 격차를 좁혔다. 미래에셋은 현재 67조원 규모의 TIGER ETF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는 "13년 전 국내 최초로 나스닥 100 ETF를 상장했고, 모두가 국내 반도체만 보고 있을 때 최초로 미국필라델피아 반도체 ETF를 상장하는 등 미래에셋은 상품 경쟁력에 진심이다"며 "잘 만들어진 상품이 투자자들에게 인정받고 그 과정에서 TIGER ETF 브랜드가 인정받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 결과"라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양한 국가와 다양한 테마 및 전략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의 노후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최근 2년간 많은 사랑은 받았던 미국 상품 외에도 코리아배당다우존스처럼 다양한 국가, 다양한 테마 및 전략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운용역의 리서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했다.


역전 성공한 3위 한투 vs 연금 집중하는 4위 KB

ETF 성장과 함께 한국투자신탁운용(한투운용)과 KB자산운용의 순위는 10년여만에 역전됐다. 오랜 기간 3위를 지키던 KB자산운용은 올들어 그 자리를 한투운용에 내줬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4%대 점유율을 유지하던 한투운용은 2024년 6월 6.19%, 2025년 6월 8.03%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한투운용의 ACE ETF 순자산총액은 16조1544억원 규모다. 한투운용은 미국 테크 기업 등 장기 우상향하는 분야에 꾸준히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남용수 한투운용 ETF본부장은 "장기 성장성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한투운용 ETF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들보다 조금 늦더라도 조금 더 고민해서 투자자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RISE ETF 순자산규모는 2021년 6월 5조1165억원에서 2022년 6월 5조6479억원, 2023년 6월 8조5058억원, 2024년 6월 11조2216억원, 2025년 6월 15억7305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

KB자산운용은 연금 투자자를 위한 전략을 내놓을 계획이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10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빠르게 성장한 ETF 시장의 중심에는 연금 투자자들이 있었다"며 "이에 감사드리며, ETF 성장을 이끌어주신 연금 투자자를 위한 상품을 집중 공략하고자 한다"고 했다.


5위 굳힌 신한…6, 7위 엎치락뒤치락 한화 vs 키움

신한자산운용은 2024년 점유율을 두 배 이상 넓히며 5위로 쑥 올라섰다. 2021년 6월 0.92%, 2022년 0.68%로 전체 ETF 시장에서 채 1%를 넘기지 못하던 신한은 2023년 6월 1.39%에서 2024년 6월 2.9% 점유율을 기록했고, 2025년 6월 3.63%로 성장하며 5위 굳히기를 하는 중이다. 5년 만에 9위에서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것.

신한자산운용은 2021년 ETF를 SOL로 리브랜딩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혔다. 업계로부터 시의성 있는 상품을 국내외 균형 있게 만든다는 평을 받는다. 순자산규모도 2021년 6월 5592억원에서 2025년 6월 7조3064억원으로 131% 증가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투자자들의 디테일한 니즈에 부합하는 SOL만의 차별화된 상품 공급과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SOL ETF의 경쟁력이다"고 했다.

6위인 한화자산운용과 7위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한화자산운용은 한화그룹의 방산·조선 테마를 중심으로 한 ETF 상품이 각광받으며 올해 6위 재탈환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 수익율 상위 10개 ETF 중 5개가 한화의 PLUS ETF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투자자들이 미국 배당주식으로 몰려갈 때 국내 배당주에 대한 투자가치를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며 "현재 상품라인업이 부족한 해외주식 상품을 적극적으로 상장할 계획이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브랜드명을 KOSEF에서 KIWOOM으로 개편하며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장(상무)은 "키움이라는 이름은 이미 대한민국 투자자에게는 투자의 대명사로 각인돼 있으며, 이제 이 브랜드를 ETF 영역에서도 더욱 친근하고 신뢰감 있게 확장하려고 한다"며 "변화하는 시장, 다변화되는 수요에 맞춰 기존 운용사들과 차별화된 상품 구조와 운용 전략을 설계하기 위해 ETF 운용의 본질이자 핵심인 상품설계역량 강화를 위해 탁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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