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우주계획의 핵심 민간 협력사인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충돌로 미국 우주계획 전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브로맨스’로까지 불리며 각별한 관계를 과시했던 두 사람은 머스크가 최근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를 내놓은 이후 트럼프 감세안을 공개 비판한 것을 기점으로 원색적 비난을 주고 받으며 갈등이 극대화되는 중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다”라며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소유 사업체와 맺은 연방 정부 계약을 끊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곧바로 자신이 운영하는 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의 계약 취소 발언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머스크는 한 엑스 이용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당신 모두 이것보다 나은 사람들이니 진정하고 며칠 물러서서 생각해보라”고 조언하자 “좋은 조언이다. 드래건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답글을 달며 한발 물러섰다.
이로써 드래곤 우주선 철수 선언은 몇시간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미국의 우주계획 전반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졌다. 두 사람의 갈등이 깊어져 또 다시 철수 선언 등이 나올 경우 스페이스X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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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다”라며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소유 사업체와 맺은 연방 정부 계약을 끊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곧바로 자신이 운영하는 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의 계약 취소 발언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머스크는 한 엑스 이용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당신 모두 이것보다 나은 사람들이니 진정하고 며칠 물러서서 생각해보라”고 조언하자 “좋은 조언이다. 드래건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답글을 달며 한발 물러섰다.
이로써 드래곤 우주선 철수 선언은 몇시간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미국의 우주계획 전반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졌다. 두 사람의 갈등이 깊어져 또 다시 철수 선언 등이 나올 경우 스페이스X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우주선은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인을 보낼 수 있도록 당국 인증을 받은 유일한 미국 우주선이다. 이 우주선의 변형 버전인 ‘카고 드래건’은 보급품을 ISS에 실어나르는 역할도 맞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우주왕복선 3대를 퇴역시킨 후 ISS로 우주인을 보낼 수 있는 성능을 갖춘 우주선이 없어 10년 가까이 러시아가 발사하는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왔다. 이후 2020년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이 나오면서 ISS에 우주인을 자력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다시 갖추게 됐다. 만약 머스크의 공언 대로 드래곤 사업이 철수할 경우 미국은 다시 우주계획의 일부를 러시아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미국 정부는 보잉이 개발한 ‘스타라이너’ 우주선도 ISS에 우주인을 실어나르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해왔으나, 작년 6월 발사됐던 스타라이너의 기체 결함으로 우주인들이 9개월간 ISS에 표류자 신세가 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크루 드래건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외부 사정에 의해 스페이스X는 미국 우주 계획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요소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00년 이래 스페이스X가 미국 국방부와 나사에서 따낸 누적 계약 규모만 공개된 것만 따져서 220억 달러(약 30조원)에 이른다. 나사는 미국 우주인을 달에 보내기 위한 계획으로 스페이스X와 40억 달러(5조40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와 별도로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우주실험실을 2030년까지 철거하는 8억4300만 달러(약 1조1천400억원) 규모의 사업도 스페이스X에 맡겼다.
우주 계획 뿐만 아니라 미국의 안보에 필수적인 우주군과 국가정찰국(NRO)의 첩보 위성 발사 등 미국의 군사 역량에도 스페이스X가 빠질 경우 심각한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등이 있긴 하나 스페이스X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해온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축 계획 ‘골든 돔’ 구상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역시 즉각 대체가 쉽지 않다.
이런 여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머스크를 우주사업에서 배제하고 싶어도 당장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지워싱턴대 우주정책연구소의 교수급 강사 피터 헤이스는 블룸버그통신에 “머스크는 세계의 다른 모든 이들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위성을 발사했다”며 “그냥 ‘이제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당신과는 함께 하지 않겠소’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필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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