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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문재인과 달랐다…중국보다 일본 먼저 통화한 '실용외교'

머니투데이 김인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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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文, 아베 첫 통화에서 "과거사 수용 못해" 강공…이재명, 尹이 역점 강화한 한일관계도 '일관성' 유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 해외정상으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통화한 것은 외교·안보 정책에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정권의 이념에 따라 외교 정책이 급변한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고, 전임 정부가 역점적으로 강화한 한일관계라고 할지라도 국익에 부합한다면 적극 계승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한일 협력체계의 현상 유지를 넘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공동전선을 꾸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약 25분간 이시바 총리와 첫 통화를 갖고 한일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의 한미일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도 한미일 협력의 틀 안에서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도 미중 패권경쟁,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 등 외교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전임 대통령 주요국과의 첫 통화·정상회담/그래픽=윤선정

전임 대통령 주요국과의 첫 통화·정상회담/그래픽=윤선정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과 통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11일 취임 다음날 미국 대통령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전 총리 순으로 통화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와의 첫 통화부터 국민 대다수가 위안부 합의를 정서상 수용하지 못한다며 '대일 강경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이날 통화는 '실용외교'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사에서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가 시행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의 '제3자 변제해법'에 대해선 "국가 간 관계는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협력할 건 협력하고 정리할 건 정리하고 가능한 현안을 뒤섞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는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투트랙'으로 나눠 접근하겠다는 기조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보다 이시바 총리와 먼저 통화한 것은 그간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체계를 근간으로 타국과 실용외교를 펼치겠다는 공약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문재인 정부와 달리 한일관계에 대해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윤석열 정부가 제도화한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정례화, 안보협력 등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먼저 통화할 경우 '친중 정부'라는 비판과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원천 차단하면서 동시에 일본과 협력을 공언하는 '실용주의 외교'를 몸소 보여준 것"이라며 "특히 이번 통화는 한일, 한미일 공조 체계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는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고 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일 양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통상 정책은 물론 외교·안보 정책에 공조에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한일 양국의 공조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이시바 총리와 '빵 터진' 첫 통화…"신뢰관계 소신 가진분"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통화를 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대해 "양국이 진정한 신뢰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신 분"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시바 총리는 제 (대통령) 취임 후 직접 한글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해주신 분"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정세 속에서 한일관계의 중요성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한일관계 정상화 60주년, 광복 80주년이 되는 의미있는 해인 만큼 새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4일 오전 SNS를 통해 한글로 "이재명 대통령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일본과 한국은 서로 국제 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해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다. 일한관계가 안정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 간 교류를 소중히 하면서 양국 정부 간에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가고자 한다"고 적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약 25분간 이시바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으며 통화 도중 이 대통령은 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이뤄진 해외 정상과의 두 번째 전화 통화다.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앞서 통화가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의 대통령 취임 축하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며 "(이 대통령은) 오늘날의 전략적 환경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상호 존중과 신뢰, 책임 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특히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 국민들 간 활발한 교류 흐름에 주목하면서 당국 간 의사소통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또 "양 정상은 그간 한미일 협력의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도 한미일 협력의 틀 안에서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더해 나가자고 했다"며 "양 정상은 향후 직접 만나 한일 관계 발전 방향을 비롯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G7(주요 7개국) 정상 회의에서 한일 정상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양 정상이 직접 만나자고 얘기했다. 다양한 계기에 의해 만날 수 있겠다"면서도 "(회담이) 될지 안될지는 짧은 통화에서 결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G7 정상 회의에 어떤 인사들이 동반돼 (대통령을) 수행하게 될지는 주요 의결 사안으로 논의해야 되는 것 중 하나"라며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G7 정상 회의를 계기로) 외교부 차관 인사를 서두르는 것은 아니"라며 "현재로썬 구체적인 날짜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또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 첫 소통인만큼 전체적인 한일관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통상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25분,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15분 정도 (일본 정상과) 통화했다. 합리적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첫 통화였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15~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G7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의 첫번째 해외 정상외교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 계획에 대해선 강 대변인은 "시진핑 주석에 관해선 (통화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러시아(푸틴 대통령)와 통화에 대해선 더 알아보긴 해야겠으나 정해진 바는 없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email protected] 김성은 기자 [email protected] 이원광 기자 [email protected] 안채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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