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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REUTERS=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LA)에 군대를 투입한 것에 대해 유력지들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할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일제히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LA에서의 트럼프의 힘 과시'라는 사설에서 "행정권의 경계를 확대하려는 또 하나의 시도"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캘리포니아주 주지사인 개빈 뉴섬의 강력한 반대에도 LA에 주 방위군을 파견한 결정은 그의 격동의 대통령 임기 중 가장 심각한 사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FT는 지난 8일 주 방위군 300여 명이 투입된 이후 수천 명의 시위대와 충돌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대결을 유발하고 혼란의 모습을 그리려는 계산된 조치로 보였다"고 진단했다.
지지층을 자극하면서 불법 이민자들이 본질적으로 폭력적인 범죄자라는 인식을 퍼뜨리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가 LA에 군을 배치하면서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신중함을 유지하는 대신 충돌을 조장하려는 듯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WP는 "주 방위군 파견은 예상대로 시위대의 분노를 고조시켰다"면서 "안타깝게도 일부 시위대는 폭력 행위를 저지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사설에서 "LA는 시위를 대부분 통제하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군투입) 명령은 역사적 근거가 없고 허위 전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NYT는 "역대 대통령들은 국내에서의 군사력 사용에 대한 우려와 법적 근거가 불분명했기 때문에 미국 내부에 군대를 배치한 적이 거의 없었다"면서 "의회가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도 칼럼에서 "트럼프가 취임했을 때 모두가 두려워했던 시나리오였다"면서 "궁극적으로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간의 대립으로 이어져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대통령 권한의 확장, 민주주의적 규범의 저해가 어디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를 두고 법학자들이 경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추방 전쟁이 시작된다'는 사설에서 이번 사태를 '미국 이민 정치의 비극'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그 원인에는 전임 민주당 정부의 부실한 이민정책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도를 넘을 수 있지만 민주당은 그에게 정치적 기회를 준 자신들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정용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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