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수사 쟁점, 짚어야 할 의혹들③]
수사외압 '시작과 끝' 모두 尹인지 확인
이종섭 도피 의혹, 불법 입증 관건
임성근 구명 의혹, 군인권보호관 말바꾸기도 조사
수사외압 '시작과 끝' 모두 尹인지 확인
이종섭 도피 의혹, 불법 입증 관건
임성근 구명 의혹, 군인권보호관 말바꾸기도 조사
편집자 주
"누가 진실을 은폐하는지 다 나와 있어서 그 부분만 밝히면 된다."
채상병 특검을 진두지휘하게 된 이명현 특별검사(군법무관 9회)는 지명 후 처음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특검의 핵심을 '거짓말 규명'으로 정리했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과 그 반대편에 선 당시 군 수뇌부들이 수사외압과 항명이라는 정반대 주장으로 맞서는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진실 규명의 대상은 크게 3가지다. △채상병 사망 사건 관련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등 범인도피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이다. 수사외압의 시작이자 범인도피 행위의 주체, 피의자 구명 로비의 대상 모두 윤 전 대통령으로 지목되는 만큼 특검 수사도 곧바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갈 전망이다.
채상병 사망 초동수사를 맡은 해병대 수사단의 박정훈 대령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총 8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에 보고했다.
초유의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파견 검사 120명 이상, 수사관 등을 합하면 600여명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규모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그 주변 의혹들을 집중 해부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이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감춰진 진상을 밝히는 게 핵심 열쇠로 보인다. CBS노컷뉴스는 특검 수사 핵심 쟁점을 넘어 '새롭게 비춰야 할 지점'들을 면밀히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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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류영주 기자 |
▶ 글 싣는 순서 |
①비상계엄 숨은 공범 찾아낼까…내란특검이 맞춰야 할 퍼즐들 ②김건희 의혹 '총정리' 특검…양평道·인사개입 '쟁점화' 주목 ③채상병 특검 '尹 격노설' 실체 밝힐까…진실 은폐 규명도 관건 (계속) |
"누가 진실을 은폐하는지 다 나와 있어서 그 부분만 밝히면 된다."
채상병 특검을 진두지휘하게 된 이명현 특별검사(군법무관 9회)는 지명 후 처음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특검의 핵심을 '거짓말 규명'으로 정리했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과 그 반대편에 선 당시 군 수뇌부들이 수사외압과 항명이라는 정반대 주장으로 맞서는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진실 규명의 대상은 크게 3가지다. △채상병 사망 사건 관련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등 범인도피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이다. 수사외압의 시작이자 범인도피 행위의 주체, 피의자 구명 로비의 대상 모두 윤 전 대통령으로 지목되는 만큼 특검 수사도 곧바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갈 전망이다.
'VIP 격노'로 수사결과 바뀌었나…규명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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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윤창원 기자 |
채상병 사망 초동수사를 맡은 해병대 수사단의 박정훈 대령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총 8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에 보고했다.
이 전 장관이 결재하면서 조사기록은 경찰로 넘어갈 예정이었지만, 이 전 장관은 돌연 입장을 바꿔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그러나 박 대령은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했고, 이후 보직해임에 이어 항명죄로 수사를 받게 됐다.
박 대령은 '수사 뒤집기'가 시작된 지점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 이른바 'VIP 격노설'로 주장한 바 있다. 초기 조사 결과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며 격노했다는 이야기를 김계환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첩 보류 지시가 있기 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용산 대통령실 유선전화(02-800-7070)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 168초간 통화했고, 해당 번호가 대통령 집무실과 부속실 등에서 사용된다는 점을 밝혔다.
유선전화로 이 전 장관과 통화한 주체가 윤 전 대통령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그로부터 이틀 뒤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휴대전화로 네 차례 직접 연락한 사실은 드러났다. 경찰로 넘어간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하고 국방부가 박 대령을 보직해임, 항명죄로 입건했던 당일이다.
특검은 ①해병대 수사단에 대한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하고 ②경북경찰청으로 넘어간 수사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 ③국방부 조사본부가 사건을 재검토한 후 혐의자를 기존 8명에서 2명으로 축소 적시한 것이 부당한 수사외압인지, 윤 전 대통령의 의지였는지, 누가 공모했는지 등을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尹과 통화 안했다" 거짓말한 이종섭 도피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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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2023년 7~8월 뉴스를 달구던 채상병 사망과 수사외압 의혹은 이듬해 3월 다시 한 번 논란이 된다.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공수처 수사 대상이던 이 전 장관을 윤 전 대통령이 호주대사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총선을 약 한달 앞둔 시점이었다.
이 전 장관은 임명 사흘 후인 3월 7일 공수처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그러나 도피성 임명 논란이 커지자 출국 11일 만에 귀국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이 사건과 관련해 여러 차례 거짓말을 한 사실이 확인된 상황이었던 만큼 윤 전 대통령의 인사가 더욱 의심을 샀다. 이 전 장관은 수사외압 사건 당시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통신기록 조회를 통해 네 차례 통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신원식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와도 통화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국회에서 답변했지만, 해당 기간 두 사람은 13차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고발됐다는 것만으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공직 인사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도피성 출국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법무부, 외교부 등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를 입증하기 위해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임성근 구명에 김 여사 측근 나섰나…남은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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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 박종민 기자 |
한편 채상병 사망 관련 해병대 수사단에서 혐의자로 꼽은 임성근 전 사단장을 구명하는 데 김건희 여사까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특검법상 수사 대상으로 적시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나타난 이종호씨가 2023년 8월 임 전 사단장의 사표 소식과 관련해 지인에게 "절대 사표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통화내용이 공개되면서 불거진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씨가 해병대1사단을 방문해 찍은 기념사진과 당시 참석자들에게 돌린 임성근 전 사단장 명의의 초청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씨의 부대 방문 사실은 물론 모르는 사람이라고 반박하는 등 구명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외에 수사외압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조력한 공범 의심자들에 대해서도 특검이 폭넓게 수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용원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은 2023년 8월 국방부의 수사외압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가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꿨다. 이후 김 상임위원이 당시 이 전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직접적인 수사 압박을 넘어 관련 의혹을 은폐하고 무마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진행됐는지, 부당한 명령체계가 어떤 식으로 작동했는지 등도 특검의 정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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