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서울신문 언론사 이미지

헌 옷 입고 지하철 타는 16조 상속녀…돈 쓰는 곳 따로 있었다

서울신문
원문보기

헌 옷 입고 지하철 타는 16조 상속녀…돈 쓰는 곳 따로 있었다

속보
김건희 특검팀 "서초동 임시사무실 마련…업무 준비 착수"
미국 경제지 포춘은 두 개의 미국 대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언론인이자 자선가 미치 퍼듀의 삶을 조명했다. 미치 퍼듀 홈페이지 캡처

미국 경제지 포춘은 두 개의 미국 대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언론인이자 자선가 미치 퍼듀의 삶을 조명했다. 미치 퍼듀 홈페이지 캡처


수십조원대의 재산에도 불구하고 검소한 삶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상속녀의 사연이 주목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춘은 쉐라톤 호텔 창업자 어니스트 헨더슨의 다섯째 딸인 미치 퍼듀(84)가 명품이 아닌 중고 옷을 입고 전세기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 쉐라톤 호텔을 창립한 가문에서 태어난 퍼듀는 어린시절 옷을 물려받아 입고 사립학교가 아닌 공립학교에 다니며 자랐다. 16세 때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형제·자매들과 함께 회사의 지분을 상속 받았다. 122억 달러(약 16조 6000억원) 규모의 호텔 기업에서 비롯된 유산은 퍼듀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줬다.

여기에 미국 최대 규모 닭고기 생산업체 ‘퍼듀 팜스’를 이끈 프랭크 퍼듀와의 결혼으로 그녀는 또 하나의 거대 유산을 물려받았다. 퍼듀 팜스는 지난해 100억 달러(약 13조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러한 부에도 퍼듀는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대저택이 아닌 중산층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퍼듀는 새 신발을 사는 대신 구두 수선집을 이용하고 이동할 땐 지하철을 탄다. 어린시절처럼 여전히 중고 옷을 즐겨입으며 출장을 다닐 때도 전세기가 아닌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

퍼듀는 “전세기를 타고 다니면 세상 돌아가는 걸 어떻게 알 수 있겠냐”며 이코노미석을 타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헨더슨과 퍼듀 두 집안 모두 명품을 입었다고 해서 더 좋게 보는 사람은 없었다. 사치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검소한 집안 내력을 전했다.


미치 퍼듀는 왜 부유한 사람이 일반인처럼 살아가는지를 묻는 사람들에게 그 답은 ‘주는 기쁨’에 있다고 말한다. 미치 퍼듀 홈페이지

미치 퍼듀는 왜 부유한 사람이 일반인처럼 살아가는지를 묻는 사람들에게 그 답은 ‘주는 기쁨’에 있다고 말한다. 미치 퍼듀 홈페이지


퍼듀는 “상속받은 재산을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다른 사람이 관리하게 할 수도 있었지만 남은 인생을 빈둥거리며 보내고 싶지 않았다”며 ‘진짜 삶’으로 뛰어들었다.

농업에 관심이 많았던 퍼듀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근처에 땅을 사들여 대학이 농업 분야 실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벼농장을 관리하던 그는 몇 년 후 농업 분야와 정신 건강을 다루는 기자가 되기로 결심하며 언론인으로 변신했다.

2022년부터 그는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고인이 된 남편에게서 받은 약혼반지를 경매에 부쳐 수익금 120만 달러(약 16억 3000만원) 전액을 전쟁으로 파괴된 지역의 인도주의적 활동에 기부하기도 했다.


현재 퍼듀는 수요를 감당할 자원이 부족한 우크라이나의 피해자들을 위한 AI(인공지능) 트라우마 치료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을 찾은 미치 퍼듀. 미치 퍼듀 홈페이지 캡처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을 찾은 미치 퍼듀. 미치 퍼듀 홈페이지 캡처


퍼듀는 억만장자의 삶을 누리지 않고 일반 사람들처럼 살고 있는 이유에 대해 “받는 것의 공허함과 주는 것의 기쁨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한 날을 다섯번도 셀 수 없는 것보다 끝없는 기쁨으로 가득한 삶을 사는 게 훨씬 낫다”면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나의 공허함은 대형 요트와 실크 잠옷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자선 활동과 성실한 노력이 나를 충만하게 했다”면서 “돈은 탕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청지기가 되기 위해 있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OSZ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