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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섭 연세암병원 병원장이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표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이 올해 하반기 중입자치료기 완전 가동을 계기로 본격적인 '토탈 암 케어 플랫폼' 체계를 본격화한다. 단순 치료를 넘어 암의 진단부터 치료, 생존 이후의 삶까지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전주기 통합 암 관리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최진섭 연세암병원 병원장은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중입자치료기를 완전히 가동하며 신약 치료, 중개연구, 다학제 진료, 로봇수술 등 전방위 암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밀의료를 통해 암 치료의 미래를 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연세암병원은 현재 국내 유일의 중입자치료 기관이다. 중입자치료는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암세포 파괴력이 2~3배 강하면서도 정상조직 손상은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법이다. 연세암병원은 2023년부터 중입자치료기를 가동해 전립선암을 시작으로 간암, 폐암, 췌장암 등으로 확대 적용해왔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입자 갠트리 치료기 1대를 추가 가동한다. 새 갠트리 치료기를 포함해 총 3대의 치료기가 가동되며 두경부암, 골육종암 등으로 치료 암종이 확대된다. 기존 치료 방법들과 중입자치료의 병용을 통해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국소진행성 환자 중 중입자치료가 어려웠던 환자군에 대한 적용을 확대하고, 소수전이암 환자에서도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중입자치료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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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섭 연세암병원 병원장이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
최 원장은 “이제는 암 진단, 치료, 생존이후의 환자와 가족관리에 이르기까지 암 치료의 모든 치유 단계를 아우르는 접근 방식으로 암 치료의 전 과정에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필요를 포괄적으로 충족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중입자치료의 강점은 대표 난치 암 치료에서 두드러진다. 2023년 중입자치료기 도입 이후췌장암 100명, 폐암 30명, 간암 17명 등 다수 환자에 치료를 시행했다. 폐섬유화증이 동반된 고위험 폐암 환자나, 소장·위 등 민감 장기와 암이 인접해 방사선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군에서 부작용 없이 치료가 가능해졌다.
췌장암의 경우, 중입자치료가 기존 고주파열치료(RFA)의 한계를 보완하며 주목받고 있다. 기존 열치료가 불가능했던 혈관 인접 암이나 간 내 재발 환자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소수전이암에도 병합치료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폐암 치료에선 정위체부방사선치료(SBRT)를 대체하거나, 수술 불가 환자에게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옵션이 되고 있다. 간암 치료에서도 중입자치료 적용 이후 국소제어율(암의 국소부위 사멸률) 역시 90% 이상을 기록 중이다. 수술, 간이식, 화학색전술 등과 병합해 치료 유연성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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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환자수누적통계(2024년 12월 기준) |
최 원장은 “갠트리 치료기가 추가 도입되면 주당 치료 건수가 늘어나고, 대기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며 “아직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치료비가 5000만~8000만 원에 이르지만, 일부 암보험 특약이나 민간지원 연계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연세암병원은 중입자치료 외에도 수술, 신약 임상, 로봇수술, 빅데이터 기반 정밀의료까지 '전방위 치료 생태계'를 꾸렸다. 현재 120명 이상의 임상시험 전문가들이 연 400건 이상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다수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 연구도 활발하다.
또 '전 생애주기 암 케어'에도 나선다.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개인맞춤치료센터 △완화의료센터 △흉터성형레이저센터 등 5대 특화센터를 중심으로, 암 생존자의 정신적·신체적 회복을 지원한다. 암 경험자의 운동치료, 영양관리, 가족 상담, 유전성 암 클리닉까지 함께 운영하며 생존 이후의 불안과 두려움, 재발 우려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최진섭 병원장은 “연세암병원은 단순 치료를 넘어 암 환자의 전 생애를 돌보는 국내 유일의 전주기 암 치료 병원”이라며 “중입자치료는 완치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희망이자, 새로운 삶의 선택지를 드릴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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