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자주파도 동맹파도 아닌 실익 따라…한미동맹 기반으로 주변국 관리"
![]() |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 사진=뉴시스 |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친북 성향' 논란을 적극 해명하며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노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평화를 위해 강력한 국방력 지원을 최우선순위로 밝히면서도 대화를 통한 협상 등 '투트랙 전략'을 강조했다. 현행 간첩죄(형법 제98조)에서 규정하는 적국(북한) 범위를 외국으로 확대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국회의 도움도 요청했다.
이 후보는 19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을 통해 "국정원장으로서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먼저 흔들림 없는 굳건한 평화 구축에 이바지하겠다"며 "(남북) 평화는 강력한 국방력과 그에 바탕을 둔 대화 협상의 '2개 바퀴'가 선순환하며 증진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방국 정보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군사 도발 대비에 총력을 다하겠다"면서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적대적인 남북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핵심 대북 정보 수집·분석 역량을 강화해 한반도 평화 구축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적극적인 해외정보 수집·분석과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경제안보 활동을 통해 국익 증진에 기여하겠다"며 "사이버 위협, 산업기술 유출, 보이스피싱, 마약 등 국민 안전과 밀접한 분야의 업무도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했다.
![]() |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
이 후보는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후 1984년 동대학원 정치학 석사로 북한 연구를 시작했다. 1994년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에서 북한의 정치와 남북관계를 연구했다. 1995년에는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을 맡으며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 설계에 기여했고,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특별 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다. 노무현 정부에선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지냈다.
이 후보가 약 40년 간 이처럼 북한 관련 업무만 수행해 온 탓에 정치권에선 그를 '자주파'로 분류했다. 자주파는 남북관계를 중심에 두고 외교·안보 노선을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이재명 정부에서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외교를 펼치는 '동맹파'와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후보는 이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께서 후보님을 자주파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질의를 받고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주파도 동맹파도 아닌 그냥 실익을 따라왔다"며 "박지원 (정보위) 위원님께서 국민들께 철학을 쉽게 설명드리려고 그런 표현을 쓰셨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SBS 라디오에서 "사실 몇 년간 계속된 6인회라는 모임이 있다"며 "임동원, 정세현, 문정인, 이종석, 서훈, 박지원이 멤버"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다 같이 한두 달에 한 번씩 오찬을 하면서 서너 시간씩 얘기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해온 사이"라면서 "상당히 자주파들"이라고 했다.
![]() |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국민의힘 소속 신성범 위원장에게 전달한 뒤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
이 후보는 권 의원으로부터 '자주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 나라가 나름대로는 보다 더 주권 국가처럼 당당하게 사는 것"이라며 "그것을 갖다가 원하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본인이 자주파라고 불릴만한 행동이나 주장은 없었느냐'는 추가 질의에 대해선 "20년 전에도 보수적인 데에선 저를 자주파라고 비난했고 진보적인 데에선 동맹파라고 비난했다"며 "어차피 국익에 따라 대통령 모시고 일하다 보면 양쪽을 다 가게 된다"고 했다.
그는 "한미동맹이 가장 기본적인 저희 (이재명 정부의) 바탕"이라면서 "그 위에서 한미일 협력이 있고 주변 국가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정책적 방향이고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 방향에서 정부의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게 하기 위해서 정보 지원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간첩죄 개정 필요성'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간첩법은 반드시 빠른 시간 내 개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단순히 북한만 적국이 아니라 우리가 산업 스파이라는 게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지금은 국익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선 여러 나라들이 우리에 대해 적대적 행위를 (하는 것을) 죄로 다스릴 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의원이 "원장으로 취임하시면 간첩법 개정에 대해 협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조태용) 전임 원장님이 확실하게 그런 말씀을 하시고 그런 (의원님의) 주장을 받아서 원도 확실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email protected] 김지은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