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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선점, ‘초격차’로 삼성전자 따돌린 대만 TSMC… “1년 내 주가 50% 더 오른다”

조선비즈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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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선점, ‘초격차’로 삼성전자 따돌린 대만 TSMC… “1년 내 주가 50%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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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TSMC 공장./로이터연합뉴스

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TSMC 공장./로이터연합뉴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선두 입지를 공고히하면서, 앞으로 1년 내 주가가 최대 50% 가까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파운드리 시장 2위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첨단 공정의 수율 문제로 고전하는 사이, TSMC는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2나노 주문까지 선점해 격차를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 AI 수요·충성 고객·가격 결정권 ‘3박자’… 선순환 성장 동력 확보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TSMC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1288대만달러(약 5만9890원)로 유지하면서,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1560대만달러(약 7만254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종가(1035대만달러·약 4만8330원) 대비 최대 50%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TSMC가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성장 엔진들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클라우드 AI 반도체 시장이 연 30~40%씩 급성장하면서, 엔비디아 등 주요 AI 칩 기업들의 주문이 TSMC에 집중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TSMC는 경쟁사마저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 중인 인텔이 차세대 ‘노바레이크’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TSMC의 2나노 공정에 위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요 우위를 기반으로 한 가격 결정권도 TSMC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TSMC는 내년부터 웨이퍼 평균 가격을 3~5% 인상하고,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최대 10%까지 가격을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찰리 챈 모건스탠리 반도체 리서치 총괄은 “TSMC는 AI 수요, 고객 충성도, 공정 기술 리더십이라는 세 축을 기반으로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단기 실적을 넘어 내년 이후에도 유효한 성장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 점유율·수율·고객 확보… 모든 지표서 벌어지는 격차

반도체 업계에서는 TSMC가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주 체제를 한동안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6%로, 2위인 삼성전자(7.7%)와의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역대 최저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와의 격차도 1.7%포인트(P)에 불과해 2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기술 격차는 실제 생산성과 고객 확보 경쟁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업계에서는 3나노 공정이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를 벌린 결정적 분기점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TSMC는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지 5분기 만에 가동률 100%를 달성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업계 최초로 도입하고도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형 고객사 유치에 난항을 겪어왔다. 그 사이 TSMC는 애플, 엔비디아, AMD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삼성 파운드리에 모바일 칩 생산을 맡기던 퀄컴과 구글마저 공급망을 TSMC로 전환했다.


이러한 격차는 차세대 2나노 공정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TSMC와 삼성전자 모두 올 하반기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TSMC는 이미 최대 고객사인 애플 ‘아이폰18’ 시리즈 물량 전량을 2나노 공정으로 수주하며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 업계에서는 TSMC의 2나노 수율을 60~70% 수준으로 평가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4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 있다.

AI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도 현재까지는 TSMC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3나노 웨이퍼 한 장의 가격이 2만3000달러(약 3200만원)에 달하는 만큼, 패키징의 신뢰도는 고객사 선택의 핵심 기준 중 하나다. TSMC는 자체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를 활용해 엔비디아의 AI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 사실상 지배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또 여러 개의 칩을 하나로 통합하는 차세대 WMCM(웨이퍼 레벨 멀티칩 모듈) 패키징 전용 공장을 건설해 애플의 AI 칩 생산도 맡을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애플이라는 가장 까다로운 고객의 AI 칩을 대량 생산하며 쌓아온 TSMC의 노하우와 데이터는 다른 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무기”라며 “인텔도 자체 3D 패키징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독자적인 2.5D 패키징 기술로 추격하고 있지만, 수율이 검증된 칩(전공정)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패키징(후공정)까지 책임지는 TSMC의 ‘종합적인 안정성’을 따라잡으려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안정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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