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측 "검찰, 말레이 조직원 자백에도 마약 밀반입 수사 안해"
![]() |
백해룡 경정. 2025.6.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백해룡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 합동수사팀 관련 인사 발령에 대해 경찰 내부망에 비판의 글을 올렸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백 경정은 지난 17일 경찰 내부망 현장 활력소에 '꽃 같은 동료 10명을 인질로 넘겨주었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해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는 마약 사건을 덮은 범죄조직에 꽃 같은 동료 10명을 내줬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지난 10일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꾸렸다. 다만 백 경정 측은 이에 일절 협조하지 않겠다며 특별검사제도를 통해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의혹은 지난 2023년 1월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량의 필로폰을 밀수한 사건과 관련해 영등포서에서 인천 세관 공무원 연루 진술을 확보해 수사하던 중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과 경찰, 관세청 고위 간부들이 사건 은폐를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백 경정은 2023년 10월 중간 수사 언론 브리핑을 앞두고 당시 조병노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과장(경무관)으로부터 '관세청 관련 문구 삭제'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고, 김찬수 영등포경찰서장(총경)으로부터 "용산에서 알고 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외압을 주장했다.
백 경정의 법률대리인인 이창민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보도자료를 배포, 서울중앙지검이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원의 마약 밀반입을 인지했음에도 "기소는 물론이고 수사도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했다.
백 경정 측에 따르면 마약조직원 A는 2023년 2월 27일 김해공항에서 마약 약 4㎏을 몸에 숨기고 입국하다가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에게 다른 공범 2명과 함께 검거됐다.
A는 중앙지검 검사에게 2023년 1월 27일과 2023년 2월 6일에도 마약을 복부와 허벅지에 붙이는 방법으로 숨긴 채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이를 국내 유통책에게 전달했음을 자백했다고 이 변호사는 전했다.
이는 백해룡 수사팀이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원을 검거하기 약 7개월 전의 일이다.
이 변호사는 "A의 자백은 A의 출입국 기록과 일치하고 공범(부두목)의 수첩에 날짜별로 조직원들 입국한 내용이 적힌 내용과도 일치한다"며 "그리고 세관과 검찰이 이미 작성하고 보유하고 있었던 '말레이시아 마약운반책 우범여행자 동향보고서'에 A가 이미 특정돼 우범자로 분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서 중요한 것은 A가 자백한 3번의 범죄는 각각 다른 범죄"라며 "그런데 2월 27일자 범죄만 기소됐고, 다른 자백한 범죄는 기소되지 않았다.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인 A는 '자백한 범죄 중 다른 혐의로 조사나 수사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피의자 A의 자백을 받고 다른 두 날짜 범행 관련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공항 CCTV와 출입국심사대 화상 사진 등을 확인하고, 어떻게 몸에 마약을 소지하고 공항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