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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격 '저울질' 트럼프, 벙커버스터 투하할까…포르도 타격 시나리오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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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격 '저울질' 트럼프, 벙커버스터 투하할까…포르도 타격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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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지점 '포르도' 타격할 B-2 폭격기 3~4개 사용할 듯
근접성·활주로 감안해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배치 유력

2007년 무기 전문가들이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서 B-2 무기 장착 훈련기 폭탄실에 놓인 초대형 관통탄을 바라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2007년 무기 전문가들이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서 B-2 무기 장착 훈련기 폭탄실에 놓인 초대형 관통탄을 바라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미국의 11척의 핵 추진 항공모함 중 하나인 USS 니미츠호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갑자기 진로를 바꿔 중동으로 향한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도착까지 일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밝혔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고위관리들은 앞으로 며칠 내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이 참전한다면 이란 고대도시 쿰 근처의 깊숙한 산속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 '포르도'가 목표물이다. 이스라엘에겐 포르도를 공격하는 데 필요한 폭탄과 폭격기가 없다. 미국만이 무게 13톤(t)의 벙커 파괴용 GBU-57 대형 벙커버스터와 이를 운반할 스텔스 B-2 폭격기를 갖고 있다.

B-2 폭격기는 약 5200㎞ 떨어진 인도양 섬 디에고 가르시아의 영국-미국 기지에서 이륙할 가능성이 높다. 2016~2019년까지 중동에서 군사작전을 담당한 중부사령부 전 사령관이자 은퇴한 4성 장군인 조셉 보텔은 "목표 지점과의 근접성과 긴 활주로를 감안하면 B-2 폭격기 4~5대를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에 배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직접 타격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기 귀국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마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가능성까지 직접 거론하며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등 공개 위협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지속해서 요구해 온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를 통한 이란 핵심 핵시설(포르도) 파괴 방안을 검토하면서 인근 지역에 이와 관련한 주요 전력을 배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직접 타격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기 귀국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마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가능성까지 직접 거론하며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등 공개 위협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지속해서 요구해 온 벙커버스터 폭탄 투하를 통한 이란 핵심 핵시설(포르도) 파괴 방안을 검토하면서 인근 지역에 이와 관련한 주요 전력을 배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란 깊숙이 폭격을 가한다면 며칠 동안 계획을 세워 물자와 인력도 미리 배치해야 한다. B-2 폭격기를 보호하고 따라갈 전투기도 포함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 고문 마크 캔시안에 따르면 미국은 B-2 폭격기 19대와 GBU-57 폭탄 약 20발을 갖고 있다. 폭격기 1대 벙커버스터 두 발이 탑재된다. 캔시안은 "포르도를 타격하기엔 폭탄 1개면 충분하나, 확실한 타격을 위해 3~4개를 사용할 것"으로 봤다. 포르도 핵 시설이 지하 90m(미터)에 있기 때문에 60m 침투 가능한 벙커버스터 성능을 감안하면 최소 두 개의 폭탄이 같은 지점을 정확하게 타격해야 한다고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B-2 폭격기가 배치되면 다른 항공기의 호위를 받게 되는데, 이 중 GPS나 레이저 유도 무기를 장착한 항공기가 이란의 남아있거나 재구성된 전자전 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다. 또 다른 필수 요소는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공중급유기다. 미 국방부는 수십 대의 공중급유기를 미국 기지에서 유럽으로 이미 재배치했다.


폭격기 1대가 격추되거나 고장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수색 및 구조 대원도 배치해야 한다. 우주 기반 시스템이나 위성 등 정보 자원도 전투 태세를 갖춰야 한다. CSIS의 미사일 방어 전문가 톰 카라코는 미국이 특수부대가 특정 접근지점을 침투하거나 폭파하는 등 정밀하고 은밀한 지상작전을 수행하도록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텔 전 사령관도 공격에 앞서 미국이 "직접적인 전투원이 돼 무기를 떨어뜨릴 경우에 대비해 병력 보호 자산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개입하면 이라크와 바레인, 쿠웨이트 주둔 미군이 이란 반격의 첫번째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해당 3국의 대사관에서 비필수 미국인 직원과 가족을 철수시켰다. NYT에 따르면 이란과 같은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 등에서 이란을 대리하는 무장세력이 미군 기지에 막대한 지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중동국제문제위원회 선임 분석가 아델 압델 가파르는 말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중동 주둔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데는 3~4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가파르는 예상했다./사진=뉴스1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개입하면 이라크와 바레인, 쿠웨이트 주둔 미군이 이란 반격의 첫번째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해당 3국의 대사관에서 비필수 미국인 직원과 가족을 철수시켰다. NYT에 따르면 이란과 같은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 등에서 이란을 대리하는 무장세력이 미군 기지에 막대한 지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중동국제문제위원회 선임 분석가 아델 압델 가파르는 말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중동 주둔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데는 3~4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가파르는 예상했다./사진=뉴스1


중동 주둔 미군 기지는 히마르스 다중 로켓 발사기를 포함해 이미 보유 중인 방공 및 지상 기반 시스템을 이용해야 할 터다. 다른 무기를 배치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보텔 전 사령관은 "포르도 공격은 상당한 파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중부사령부 사령관인 마이클 쿠릴라 장군이 해당 지역의 가용 자원이 준비될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다려달라고 조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포르도 작전이 성공해도 미국은 '복수'의 악순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란은 미군의 공격이 있을 경우 중동 전역에 분산된 미군 기지와 페르시아만 및 지중해에 집결한 미군 자산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끝난 후에도 이란이 미사일과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다면 모든 미군 기지가 미사일 사정권 내에 있다. 단거리 미사일이 충분히 남아있는 만큼 페르시아만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대니얼 C 커처와 국가안보회의(NSC) 베테랑 스티븐 N 사이먼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란은 거의 확실히 미국 민간인을 살해하는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고 그러면 미국도 보복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포르도 공격에 성공해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 속도를 늦출 뿐 핵 개발 자체를 근절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한다. 미국의 공격이 이란에 오히려 핵 프로그램을 몰래 강행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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