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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기관 “이란, 최고 지도자 암살당하면 핵폭탄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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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기관 “이란, 최고 지도자 암살당하면 핵폭탄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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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핵심 핵 개발 시설인 포르도의 우라늄 농축 시설. 민간 위성사진 업체인 막샤르 테크놀로지스가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시작한 다음 날인 지난 14일 촬영했다. EPA 연합뉴스

이란의 핵심 핵 개발 시설인 포르도의 우라늄 농축 시설. 민간 위성사진 업체인 막샤르 테크놀로지스가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시작한 다음 날인 지난 14일 촬영했다. EPA 연합뉴스


이란은 우라늄 농축 시설이 공격받거나 최고지도자가 암살당하면 핵폭탄을 제조할 것이라고 미국 정보기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런 평가는 이란이 아직 핵무기 제조를 결정하지 않았으나, 최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과 미국의 참전이 오히려 이란을 핵무기 생산 쪽으로 추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이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을 대량으로 개발했으나, 핵폭탄을 만들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계속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정보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평가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이 이미 지난 3월 의회에서 증언한 내용이며, 이는 최근 이란의 핵 개발 임박을 명분으로 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위 미국 정보 관리들은 만약 미군이 포르도의 이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격하거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암살하면 이란 지도자들은 핵폭탄 생산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지 자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외부의 직접적 군사 위협이 가해질 경우 ‘핵무기 보유’로 전략을 급격히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미국 내 대이란 강경파는 핵무기 제조와 관련해 “이란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이란이 언제든 핵무기 제조를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이란은 핵무기 달성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며 “그들이 필요한 것은 최고지도자의 결정이고 핵무기 생산 완료에 여러 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평가는 이란이 15일 내로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제공한 자료와 유사하다.



하지만, 미국 정보기관의 평가는 바뀌지 않았고, 이란의 핵무기 제조에는 몇 개월에서 1년까지 걸린다고 믿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란은 60% 농도의 고농축 우라늄을 900파운드(약 400kg)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를 90%까지 추가 농축할 경우, 이론적으로 10개 이상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 실제로 핵무기를 만들려면, 추가 농축과 함께 핵탄두 설계, 소형화, 미사일 탑재 등 복잡한 기술적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003년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는 종교 칙령인 파트와를 내렸다. 이 칙령은 “현재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한 고위 정보관리는 전했다. 그는 또 이란이 15일 내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평가는 과장된 경고라고 비판했다.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의해 급박한 상황에 더 몰린다면, 짧은 시간 내에 원시적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소형화나 미사일 탑재를 하지 않는 이런 핵폭탄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1만파운드 무게에 10피트 길이의 원자폭탄과 비슷한 것이다. 비행기에서 투하될 수 있다.



제이디(JD) 밴스 부통령은 이란 핵 개발에 관한 미국 정보기관이 지난 3월 공식 입장을 표명한 이후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다며, 이란의핵 개발 임박의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정보기관 관리들은 이스라엘 등에서 온 정보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이나 그 핵폭탄 제조 의지에 관한 새로운 첩보들이 아니고 기존 정보에 대한 새로운 분석일뿐이라고 반박한다.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란의 핵 개발 태세가 바뀐 것이 없다고 언론들에 이처럼 흘리는 것은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때의 재앙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조지 부시 당시 행정부는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을 조작하면서 개전 명분을 만들었는데, 당시 정보기관들도 이에 동조했다. 미국 정보기관의 실무 고위 관리들은 이번에도 이런 재앙을 반복할 우려에서 기존의 정보 평가를 적극적으로 흘리는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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