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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에 생각 많아진 북한?…전원회의 축소 보도의 이유

뉴스1 유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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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에 생각 많아진 북한?…전원회의 축소 보도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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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후 상반기 결산 보도 분량 가장 적어…대남·대미 내용 비공개

통일부 "북한, 유동적인 국제 정세 감안한 듯"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당 총비서 주재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2025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김정은 당 총비서 주재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2025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상반기 결산을 위해 지난 21~23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12차 전원회의 결과를 24일 공개하면서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대남, 대미 관련 논의 내용이나 논의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정부는 북한이 유동적인 국제 정세를 신중하게 대하겠다는 기조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정치, 경제, 문화, 과학, 교육, 국방 등 각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와 각급 당 조직들의 사업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중요 연설'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은 김 총비서의 연설 전문이나 요약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이나 남한을 향한 메시지나 당 차원의 논의 내용도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발행한 신문 6면 중 2면에 전원회의 관련 보도를 실었는데, 상반기 결산 전원회의 보도 기준으로는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적은 분량이다.

이번 전원회의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한미의 정권 교체에 따른 북한의 대외 노선에 변화 여부가 주목을 받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꾸준히 대화의 손짓을 보내고 있고, 이 대통령도 남북 간 긴장 완화와 대화를 추진한다는 공약을 내세워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있어 북한이 소폭이나마 대외사업의 기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일단 북한이 전원회의 논의 내용의 상당량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미국과 한국을 대하는 방식에 변화는 필요하지만, 큰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미국이 유화적 언사로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핵 협상 대상이었던 이란은 협상 도중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폭격을 받아 핵 능력에 타격을 입는 등, 북한의 입장에선 미국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한에 대해서는 지난 2023년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결정하고 2024년부터 본격 이행된 '두 국가 정책'에 따라 그간 '민족·통일'의 개념을 각종 정책과 사회 전반에서 삭제하는 조치를 취해왔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의 유화책에 곧바로 맞장구를 치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실제 북한은 이재명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지난해부터 가동돼 온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대남 소음 방송을 중지하며 '긴장 완화' 조치에 발을 맞췄다. 또 지난 12일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진수식에서 김 총비서의 호전적 발언도 사라졌는데, 통일부는 "주목할 부분"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수립한 경제 및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을 하반기 동안 마무리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역대급 밀착' 관계가 된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에 더 집중하는 것이 당장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내년부터 5년간 이행될 국가 운영 방향을 정할 9차 당 대회 개최를 확정했는데, 연말 혹은 내년 초에 열릴 이 대회에서 새로운 대외사업의 기조와 방향을 확정해 이를 대대적으로 공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보도 방식에 대해 "한국과 미국 간 대북 정책이 미확정 상태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국제 정세가 유동적인 것을 감안한 것"이라며 "향후 9차 당 대회를 계기로 나올 메시지를 주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현재 대외 환경을 관망하며 신중한 입장"이라며 "대외적으로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피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관리에 주력하면서 내부 목표 달성에 보다 집중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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