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24일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이란·이스라엘 휴전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반도체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곽노정 목표 제시 후 1년 반만에 ‘200조 고지’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7.32% 오른 2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28만3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장 마감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2조748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126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여만에 70조원 이상 불어났다.
◆곽노정 목표 제시 후 1년 반만에 ‘200조 고지’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7.32% 오른 2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28만3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장 마감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2조748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126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여만에 70조원 이상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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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SK하이닉스 제공 |
SK하이닉스는 곽노정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초 ‘CES 2024’에서 200조 달성을 목표로 밝힌 지 약 1년 6개월만에 ‘시총 200조’ 고지를 밟게 됐다. 곽 CEO는 당시 “우리가 기술을 잘 준비하고 개발하고 제품도 잘 준비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훨씬 더 높이면 현재 100조원 정도인 시가총액이 더 나은 모습으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는 3년 정도 이내에 도전해볼 만한 목표치가 200조원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SK하이닉스는 인수 직전인 2011년 시가총액이 약 13조원 수준이었으나 이후 우상향을 이어갔다. 코로나19로 유동성 장세가 한창이던 2021년 1월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섰고 같은 해 3월 110조원을 찍었으나 이후 메모리 시장의 다운턴(하락 국면)으로 2023년 3월에는 55조원대로 꺾이기도 했다.
◆2013년 HBM 최초 개발… HBM4 샘플 공급도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새 역사를 쓴 저력은 HBM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기술력이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시장에 선보였다.
HBM 개발은 SK하이닉스가 2010년 즈음 AMD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제품 스펙을 논의하면서 시작됐다. HBM 개발을 결정했을 당시에는 투자액을 회수할 시장이 있을지 확신이 없었지만 SK하이닉스는 HBM이 차세대 D램을 이끌어나갈 제품이라는 확신 아래 과감하게 기술 개발에 나섰다. 2009년 ‘TSV기술개발팀’을 만들고 HBM과 3DS D램을 함께 개발했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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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올해 3월 샘플을 공급한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SK하이닉스 제공 |
SK하이닉스는 “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직후인 2012년은 메모리 업황이 매우 좋지 않아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규모를 예년 대비 10% 이상 줄이던 시기였음에도, SK 그룹 차원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결정을 했다”며 “HBM의 성공에는 SK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초기 HBM에 대한 우려 목소리 속에서도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양산한 SK하이닉스는 결국 인공지능(AI) 시대 HBM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했고, 2023년 4월에는 HBM3 8단 대비 용량을 50% 높인 HBM3 12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해 9월에는 HBM3E 12단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6세대인 HBM4에서도 시장 우위를 이어가기 위해 올해 3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공급했으며,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선 SK하이닉스 전망 ‘맑음’
단기 가격 급등 부담에도 증권가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점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DDR4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는 등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HBM 수요와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예상되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2분기 역대 분기 최대 실적 경신이 가능하다”며 목표가를 29만원에서 35만원으로 올렸다. 고 연구원은 “내년 HBM 가격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SK하이닉스는 HBM4 제품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기존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협상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목표가를 28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린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AI 시대의 새로운 리더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AI 리더십을 굳히기 위해 미래 생산 거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는 120조원을 투자해 신규 메모리 생산기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에는 청주에 연면적 6만 3000평 규모의 복층 팹인 M15x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M15x는 올해 11월 준공 후 2026년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며,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포함한 HBM 일괄 생산 공정을 갖출 예정이다. 청주에 국내 7번째 반도체 후공정 시설도 짓는다.
미국 인디애나 주와는 첨단 후공정 분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인디애나 팹에서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송은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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