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열린 2003.2~2025.5 정권별 서울 아파트 시세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주택 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대심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대심리가 높아지면 실제 주택 구매로 이어져 주택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서울 아파트값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가격에 대한 기대는 일단 형성되면 상당 기간 이어지는 속성이 있는 만큼 정부가 기대심리를 낮추는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12일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망라해서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후속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 가격전망지수는 올해 2월(99) 저점을 찍은 뒤 넉달 연속 상승해 6월에 120을 나타냈다. 2021년 10월(125) 이후 가장 높다. 이는 향후 주택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지 응답자 2200여명의 예상을 조사해 지수화한 지표로, 100을 웃돌면 상승 전망이 우세함을 뜻한다. 6월 지수는 수도권 집값이 급등했던 지난해 여름(118~119)을 넘어 집값 폭등기였던 2020~2021년(120~130) 수준에 이른 상태다.
주택 가격 기대심리는 가격에 선행하는 성격을 띤다. 한은 조사를 보면, 주택 가격은 기대심리 상승 뒤 점진적으로 증가하다 7~8개월 뒤에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 상승 기대가 형성되면 실수요자가 주택 구입을 앞당기고, 투기 수요도 유입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은은 25일 보고서에서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과거에 견줘 상승세가 매우 가파른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주간 상승률 0.1%(연율 환산 시 5%)에 도달하는 데 2023년 상반기와 2024년 상반기에 각각 13주, 14주가 걸린 반면, 올해는 불과 5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은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확대되면서 주택 가격 상승폭도 커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과정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의 상방 압력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에도 주택 가격 상승 기대는 ‘영끌’ ‘패닉 바잉’ 등의 분위기를 부추겨 부작용을 초래했다. 그런 만큼 정부가 이런 기대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공급 측면에선 중장기적인 주택 공급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덜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대출 규제 등을 통해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대출과 전세자금 공적보증 등 주택 정책금융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만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