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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은 있냐?” 수모 후…젤렌스키, 전투복 벗고 올블랙 등장 (영상) [월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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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은 있냐?” 수모 후…젤렌스키, 전투복 벗고 올블랙 등장 (영상) [월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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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찬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5.6.24 헤이그 AF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찬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5.6.24 헤이그 AF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찬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5.6.24 엑스

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찬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5.6.24 엑스


“정장은 있냐?” 카고바지에 전투화 차림으로 백악관을 방문했다가 온갖 모욕을 당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결국 전투복을 벗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셔츠와 바지, 재킷, 운동화까지 ‘올블랙’ 차림으로 등장했다. 비즈니스 정장은 아니지만, 나름의 격식을 갖춘 ‘세미 포멀’ 복장이었다.

이런 변화는 정치적·전략적 레토릭(수사) 전환을 암시하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전쟁 장기화…외형적 상징 변화로 피로감 조절
‘최전선의 대통령’에서 ‘행정 리더’로의 전환


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찬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5.6.24 헤이그 A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찬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5.6.24 헤이그 A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줄곧 국방색 전투복 스타일을 고수하며, 국제 외교무대에서도 ‘최전선의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전쟁이 4년 차에 접어들며, 이 같은 상징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에 대한 피로감과 회의감이 쌓였고, 그의 군복 차림은 긴장감을 조성하기엔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


이에 따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복장 변화를 통한 전략적 전환을 시도하며, 국제사회의 부담감을 조절하려 하고 있다.

정제된 외교 이미지를 통해 장기전 속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정상 국가’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리고, 전시 상징만으로는 부족해진 외교적 정당성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이다.

“정장이 있긴 하냐” 미국 보수 진영의 조롱
외교적 수모 반작용…국가정상의 품격 회복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5.2.28 워싱턴 AFP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5.2.28 워싱턴 AF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서고 있다. 2025.6.24 헤이그 UPI 연합뉴스(나토 자료)

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서고 있다. 2025.6.24 헤이그 UPI 연합뉴스(나토 자료)


이번 변화에는 미국 내 보수 진영과의 갈등, 그리고 그간의 외교적 수모에 대한 반작용도 깔려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 전투복 차림으로 백악관을 방문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적 태도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잘 차려입었네요”라며 비꼬았고, 보수 성향 언론사 기자는 “정장이 있기는 하느냐”라고 조롱하며 면전에서 수모를 줬다. 이를 시작으로 양측 사이에 대화가 말싸움으로 번지면서 당시 회담은 예정 시간을 채우지 못한 채 조기 종료됐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실상 내쫓기듯 백악관을 떠났다.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것이 우리의 정장”이라며 전투복을 옹호하는 캠페인을 벌였지만, 국제 사회의 시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의 수모를 고려, 복장 변화로 국가 정상으로서의 품격 회복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백악관 수모’ 이후인 지난 4월 검은 세미 정장 차림으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나타나 트럼프와 다시 마주했고,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5월 독일 베를린에서도 세미 정장 차림으로 유럽 정상들과 회동하며 이미지 전환을 본격화했다.

국민 결집·리더십 약화…정치력 재정립 시도
‘올블랙’으로 전쟁 희생자 애도…결연함 상징


20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전투복 차림으로 맞이하고 있다. 2023.2.20 키이우 UPI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전투복 차림으로 맞이하고 있다. 2023.2.20 키이우 UPI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찬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5.6.24 헤이그 A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차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찬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5.6.24 헤이그 AP 연합뉴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쟁 초기에 비해 국민 결집 효과가 약화하고, 계엄령을 통한 임기 연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개를 드는 만큼 그의 복장 변화는 전시 리더를 넘어 행정가로서의 이미지 확장을 노린 선택이기도 하다.

외형적 상징 변화를 통해 ‘군 최고사령관’ 이상의 역할 즉 정치·경제·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행정가로서의 새로운 리더십을 국민에게 제시하려는 움직임이다.

동시에 ‘올블랙’ 차림은 전쟁 희생자에 대한 애도, 그리고 무겁고 결연한 의지의 상징으로 읽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제 ‘총’ 대신 ‘상징’으로 싸우는 전쟁에 돌입했다.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두 번째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6.24 젤렌스키 엑스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두 번째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6.24 젤렌스키 엑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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