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내란 특검,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내란 특검의 첫 승부수는 외형적으로는 '절반의 승리'지만, 특검은 '계획대로 가고 있다'는 기류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으나 윤 전 대통령의 소환을 이끌어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추가 구속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수사의 첫 단추를 꿴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조사 준비와 함께, 김 전 장관에 대해선 내란·외환 사건과 관련한 추가 진술을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尹 체포영장 기각됐지만 28일 소환…특검 "계획대로"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이 청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은 전날 법원에서 기각됐다.

내란 특검이 전한 기각 사유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의 출석요구에 응할 것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이 체포영장을 청구한 직후 강하게 반발했고, 정당한 절차에 따른 소환 요청이면 응할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특검 내부에선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순간, 영장 기각 가능성을 일부 예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 입장에선 체포영장 발부 필요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장은 기각됐고, 특검은 즉시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28일 오전 9시 출석 요구 통지를 하는 동시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소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행보에 여전히 반발하면서도 "이번 주 토요일로 예정된 특검의 소환 요청에 당당히 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장은 기각됐지만 특검 입장에선 결론적으로는 윤 전 대통령 소환 조사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 관계자는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면 해당 혐의만 조사할 수 있는데, 소환 조사면 훨씬 폭넓게 조사할 수 있다"며 "계획대로 충분히 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은 수사를 본격 개시한 지 엿새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속도가 상당히 빠를 뿐더러, 수사 초기부터 내란 사태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확보부터 나선 건 이례적이고 '무리수'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특검은 초반부터 최대치로 수사를 밀어붙이면서 원하는 부분을 얻어내는 '전략'을 썼다는 기류다. '특수통'인 조은석 특검의 병법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김용현 추가 구속 성공…내란·외환 수사 속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내란 특검의 또다른 승부수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추가 구속은 이뤄졌다. 법원은 심리 끝에 특검의 요청을 받아들여 추가 구속영장을 전날 발부했다.

지난해 12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구속돼 1심 구속기간(6개월) 만료에 따른 석방을 단 3시간 남겨두고 법원에 의해 새로 구속된 셈이다.

특검은 김 전 장관에게 지난해 12월 2일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지급받은 뒤 이를 민간인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와 비상계엄 이후 관련 증거 폐기를 지시한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한 바 있다.

법원의 구속 결정에 따라 특검은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내란·외환 사건 수사를 할 수 있게 됐다. 김 전 장관은 다시 6개월 간 미결 수용자 생활을 이어가는데, 사실상 수사 기간 150일 내내 구속 수사할 수 있는 것이다.

내란 특검은 그간 검찰 특수본 등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의혹들을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북한 공격 유도' 등 메모의 구체적 의미와 작성 경위, 계엄 선포에 앞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일으키려 했다는 의혹 등이 대상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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