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올해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석화·배터리 불황 계속…中 저가공습 탓
美 트럼프 관세에 철강·자동차도 '흐림'
반도체·조선·바이오는 '대체로 맑음'
석화·배터리 불황 계속…中 저가공습 탓
美 트럼프 관세에 철강·자동차도 '흐림'
반도체·조선·바이오는 '대체로 맑음'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중국발 저가공세 탓에 올해 하반기 석유화학·배터리·패션 산업은 ‘먹구름’이 짙을 전망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탓에 철강과 자동차 산업 역시 잔뜩 흐릴 것으로 예보됐다. 국내 주요 산업의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도 퍼지는 모습이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함께 ‘202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배터리, 섬유, 기계, 건설 산업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흐림’이라고 예보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조선, 바이오 산업은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자동차, 美 트럼프 관세에 대미수출 감소
철강 업종은 대미 수출 여건 악화, 중국발 저가공세, 전방산업 침체 장기화 등으로 수출과 내수 시장 모두 부진을 겪고 있다. 6월 미국의 철강제품 50% 관세 부과에 대미 수출 여건은 악화됐다. 대체 시장인 아세안 시장에서도 중국발 저가공세로 고전 중이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철강재 생산은 매년 하락해 올해 상반기에는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수준까지 하락했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함께 ‘202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배터리, 섬유, 기계, 건설 산업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흐림’이라고 예보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조선, 바이오 산업은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됐다.
![]() |
자료=대한상의 |
철강·자동차, 美 트럼프 관세에 대미수출 감소
철강 업종은 대미 수출 여건 악화, 중국발 저가공세, 전방산업 침체 장기화 등으로 수출과 내수 시장 모두 부진을 겪고 있다. 6월 미국의 철강제품 50% 관세 부과에 대미 수출 여건은 악화됐다. 대체 시장인 아세안 시장에서도 중국발 저가공세로 고전 중이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철강재 생산은 매년 하락해 올해 상반기에는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수준까지 하락했다.
자동차 산업도 ‘흐림’이다. 하반기에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함에 따라 미국 신차 가격이 상승하며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미국 현지 신공장 가동에 따른 영향도 더해지며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124만3000대로 전망됐다. 하반기에 내수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금리 인하 및 신차출시 효과에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발 저가공세 탓에 석화·배터리·섬유패션 타격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수출 규모는 4.1% 감소할 전망이다. 수익성 지표인 올해 1~5월 에틸렌 스프레드는 t당 219달러를 기록하는 등 2022년 이후 계속해서 손익분기점(t당 300달러)을 하회하고 있다. 새로운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반기 내수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하리란 전망이다.
배터리는 중국 저가 배터리 공습에 글로벌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올해 유럽연합(EU)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점유율이 60%를 넘기며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시장에서는 정부 예산 조정법안(OBBB)이 발효되면 중국 기업의 미국 수출이나 투자·기술이전 계약이 막혀 한국 배터리 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패션도 중국산 덤핑에 고전을 겪고 있다. 특히 중소 원단 생산업체는 수익성 저하에 따른 생산여건 악화로 수출 회복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아라미드 등 고부가가치 산업용 섬유의 생산 확대와 한한령 해제에 따른 대중국 K패션 수요 회복 가능성은 업황 개선의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올해 하반기 건설업은 상반기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흐림’으로 전망됐다.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지난 4월 누계기준 5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다. 상반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대형 토목공사가 지연되면서 토목부분은 전년 동기 대비 42.2% 하락했다. 다만 정부의 출범과 함께 남부내륙철도 사업 등 미뤄졌던 공사의 본격 착수, 주택공급 및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 대통령 공약은 긍정요인으로 보인다.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 ‘대체로 맑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지속함에 따라 견조한 수출이 예상돼 ‘대체로 맑음’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 및 신규 IT기기 출시도 반도체 수요 증가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반도체 관세 부과 예고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국가 간 반도체 첨단기술 확보 경쟁 등은 위협요인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도 AI용 저전력 디스플레이(LTPO) 기술리 적용된 스마트폰 출시로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하는 105억 달러로 점쳐진다.
조선업과 제약바이오도 ‘대체로 맑음’이다. 미국 LNG프로젝트를 통한 LNG선 추가 발주 기대감과 이재명 정부의 공약인 조선업 미래발전 5대 전략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확보 가능성은 호재요인이다. 현재 트럼프발 화석연료 개발 활성화 정책에 따라 다수의 LNG프로젝트가 검토 중이다. 향후 프로젝트 개발로 105척의 LNG선이 추가 발주되리란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 재건 의지를 표명하고 미국 의회에서 존스법 폐지 법안을 발의하는 등은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제약 바이오는 상반기 대규모 수주계약 체결 덕분에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미국 약가 인하 정책, 미국·EU·캐나다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완화 정책 추진 등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생물보안법(특정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 재추진 또한 위탁생산 분야에 호재요인으로 꼽았다. 새 정부 공약인 ‘바이오 특화 펀드’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협회는 불안 요인으로는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 조치 가능성’을 꼽았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중국의 저가공세 등 국내 주요산업의 대내외 여건이 어렵지만, 새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거는 기대도 큰 하반기”라며 “파격적인 규제개혁을 통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해묵은 숙제도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