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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
그동안 큰 폭 상승한 국내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큰 손’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이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100선, 800선 아래로 내려갔다.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8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했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세를 이기지는 못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69포인트(0.92%) 내린 3079.56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0.09포인트(0.0%) 오른 3108.34로 출발했는데, 장 초반 하락세로 돌아서 장중 낙폭이 커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5794억원, 2638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3821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는 833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잔고는 12조2000억원, 고객예탁금은 66조4000억원으로 지난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코스피지수는 세계에서도 압도적인 수익률을 자랑하며 단기적으로 급등했는데, 기술적 과매수 구간인 만큼 언제든 차익 실현 가능성이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기대감에 급등한 NAVER, 카카오, LG씨엔에스 등 정보통신(IT) 및 소프트웨어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관련주로 묶인 카카오뱅크, 더존비즈온, 신세계I&C도 급락했다.
마이크론의 호실적과 엔비디아의 역대 최고가 경신 훈풍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대표 종목인 SK하이닉스가 최고가 랠리를 지속했다.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한화비전 등도 전반적으로 강세로 마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79% 하락했다.
밸류업 기대감에 오른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업종과 삼성물산, HD현대, LG, 두산, 한화 등 지주사도 떨어졌다. 반면 전날 미국의 전고체 기업인 퀀텀스케이프가 급등하며 국내에서도 코오롱인더, 애경케미칼,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 전고체 테마가 강세였다.
업계에서는 결제일 기준으로 내일(27일)부터 매수하는 경우 하반기 편입이 되는 만큼 이날 상반기 수익률을 확정 짓는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추정했다. 낙폭이 컸던 증권, 건설, IT 업종 등이 대부분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한 종목들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관세 협상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점도 경계 요소”라며 “관세 우려 완화를 확인한 이후 실적 시즌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26포인트(1.29%) 내린 787.95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1.0포인트(0.13%) 오른 799.21로 장을 시작한 뒤 이내 하락 전환해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1676억원, 561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홀로 236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알테오젠, 에코프로, HLB,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대다수가 내렸다.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코스닥 시장에서도 헥토파이낸셜, 미투온 등 스테이블 코인 테마주가 급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5.5원 내린 1356.9원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5% 내린 97.440 수준이다.
김종용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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