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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프랑스 축구의 간판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친정팀 파리 생제르맹(PSG)을 상대로 법적 공세에 나섰다.
한때 구단의 미래로까지 여겨졌던 음바페는 이제,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임금 분쟁과 정신적 괴롭힘이라는 무거운 법적 용어를 들고 전 소속팀과 법정에서 맞서고 있다.
이번 사건의 시발점은 2023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음바페는 당시 PSG와의 계약 연장을 거부했고,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팀 훈련에서 배제되며 '로프트(loft)'라 불리는 별도 조 훈련에 배치됐다.
여기서 '로프트'란 구단이 이적을 유도할 때 활용하는 수단으로, 정상적인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선수의 심리적, 사회적 고립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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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력 일간지 '레퀴프'는 26일(한국시간) "프랑스 대표팀 주장 킬리안 음바페가 파리 생제르맹(PSG)을 상대로 '정신적 괴롭힘' 혐의로 5월 16일 파리 검찰청에 PSG를 상대로 정식 고소장을 제출한 가운데, 파리 검찰이 공식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소장은 '정신적 괴롭힘'과 '서명 강요 시도'를 핵심 혐의로 담고 있으며, 음바페 측은 PSG가 계약 연장을 압박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훈련 제외, 혜택 박탈 등의 수단을 동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파리 검찰은 음바페의 고소 내용을 접수한 뒤 형사 조사에 착수했고, 두 명의 조사판사를 지정해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형사 고소에 그치지 않는다.
음바페는 PSG를 상대로 민사 소송도 제기하며, 약 5500만 유로(약 887억원)에 달하는 임금과 보너스의 미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이 금액은 2023년 여름 이후 지급되지 않은 3개월 치 급여와 계약 때 약속된 보너스 등으로 구성됐다.
매체에 따르면, 음바페 측은 "이 금액은 정식 계약에 따라 지급되어야 할 법적 권리"라며 "PSG는 이를 구두 약속이라는 애매한 형태로 취소하려 했을 뿐, 실제 계약서에는 해당 포기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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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PSG 측은 음바페가 이미 해당 금액을 포기하기로 구단 측과 구두 합의를 했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구단은 이 구두 약속이 있었기에 음바페가 시즌 중 다시 1군에 복귀할 수 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른바 '신사협정'이 존재했으며, 그에 따라 양측이 절충을 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음바페 측은 "서면 계약 변경 없이 신사협정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또한 PSG 구단 측 역시 음바페의 공세에 맞서 법적 반격에 나섰다.
지난 5월 PSG는 음바페를 상대로 9800만 유로(약 1556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반소를 제기하며 "음바페가 협상 과정에서 기만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PSG는 음바페가 계약 연장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도 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구단은 이러한 기만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고 강조하고 있다.
PSG는 또한 프랑스프로축구연맹(LFP)과 프랑스축구협회(FFF)에서 이 사안을 다루는 과정에서도 음바페가 중재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하며, 구단은 여전히 '우호적 해결'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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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 측은 이번 소송이 단순한 금전적 배상이나 이미지 회복을 넘어서, 유럽 축구의 인권 문제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음바페의 법률팀은 UEFA(유럽축구연맹)에 공문을 발송하며 "PSG의 반복적인 인권 침해가 유럽대항전 출전 자격과 관련된 기준에 저촉된다"고 주장했다.
만약 UEFA가 이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PSG는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이미 2024년 1월, 프랑스 축구선수노조(UNFP)는 PSG를 포함한 복수 구단이 '로프트'라는 비공식 격리 조치를 통해 선수를 정신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이유로 고소장을 제출한 적이 있다.
음바페의 고소는 이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UNFP는 이번 사건에서 음바페 측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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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단순한 구단과 선수 간 갈등이 아닌, 유럽 축구계의 구조적 문제를 조명하는 중대한 법적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로프트'라는 관행이 정당한 선수 관리 수단인지, 아니면 비인도적인 압박 수단인지에 대한 논의는 향후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PSG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며 법적 절차는 법률 대리인에게 일임한 상태다.
유럽 최고의 슈퍼스타와 세계 최대 자본을 가진 클럽의 정면충돌. 그 끝이 어디일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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